brunch

8주 동안 소설 한 편 완성하기

이번에도 그 시작은 도서관에서 보내온 프로그램 사전 안내 문자였다.
"8주 동안 소설 한 편 완성하기"

나는 시집에 비해 소설책은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잠깐 동안의 기간에는 소설책을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읽었었다.

소설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 '나도 한 번 소설을 써봐'라는 막연한 생각을 품고 있었는데 마치 내 마음을 읽은 듯 소설 입문 과정 프로그램의 안내 문자가 온 것이었다.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그래 한 번 해보자'라고 내 마음을 굳혔다.

"브런치 작가 도전 프로젝트" 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메시지를 수신받은 그날부터 알람을 맞춰 놓고 신청 당일 5분 전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1분 전에 시간을 초 단위로 카운트해 가며 손에 땀을 쥐며 정말이지 몇 분 만에 마감되는 강좌의 신청에 또 성공한 것이다.

누군가 두드리면 문은 열릴 것이다라고 했던가!

간절함이 통한 것인가?

몇 주 후 드디어 나처럼 소설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문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첫 만남 때부터 작가님은 소설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은 힘든 과정일 수 있으니 끝까지 갈 것인지 아닌지를 잘 판단해서 결정하라며 잔뜩 겁을 주는 바람에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내가 소설에 대해 아는 지식은 소설의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라는 소설 구성의 5단계뿐이었다.

이 과정의 두 번째 시간까지도 어떤 소재를 가지고 소설을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고 너무나 막막했다.
그러다가 작가님의 코칭대로 멀리서 찾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기로 마음의 결정을 했다.
대략적인 초안을 작성해 가며 문우들과 같이 공유하고 작가님의 피드백을 받으며 퇴고하는 과정을 거쳐 드디어 프로그램을 마칠 때쯤 되니 정말이지 소설을 처음 써 본 사람이라 완벽하진 않지만 한 편의 단편소설을 완성한 것이었다.
얼마나 설레고 기뻤는지 나 자신이 참으로 대견했다.
'나도 할 수 있네'
나는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한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언제가 완성될 나의 소설을 위해 한 발짝 걸음마를 시작한 것이었다.
내 소설의 첫 시발점!
그곳엔 또 여지없이 도서관이 함께 했다.

사람들은 글을 쓰라고 하면 하얀 백지에 무엇을 채워야 할지 시작하기 전부터 고민을 먼저 합니다.

저에게는 이런 고민을 끔하게 해결해 준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이정록 산문집"

이 책에서 이정록 시인은 간혹 쓸 것이 없어서 못 쓰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전화하는 곳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것을 말해보라 하고 그걸 쓰라고 했답니다. 곁에 있는 것부터 마음속에 데리고 살라 했답니다.

당신 곁에 있는 것부터 마음에 데리고 살라 했답니다. 그렇습니다.

무엇을 쓸지 고민할 일이 아니라 일단 쓰는 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쓰고, 고치고, 다시 또 쓰고, 고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한 편의 글이 완성되어 갑니다.

당신의 소설이 세상에 나오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해요.


keyword
화요일 연재
이전 21화브런치 작가도전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