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들의 책꽂이에 꽂혀 있던 창비출판사의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중1 시)"를 읽고 2021년 2월부터 필연인 듯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약 없이 시를 쓰다가 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이 있는 것을 알고부터는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던가!
아무것도 모르고 글이 좋아 나도 작가가 되어 보겠다고 혼자서 브런치 작가에 도전을 하다가 10번도 넘게 떨어지고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하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도서관에서 프로그램 사전 안내 문자가 왔다.
나에게 그렇게 쓰라린 패배의 아픔을 안겨 줬던 "브런치 작가 도전 프로젝트" 수강생 모집 사전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메시지를 수신받은 그날부터 알람을 맞춰 놓고 신청 당일 5분 전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1분 전에 시간을 초 단위로 카운트해 가며 손에 땀을 쥐며 정말이지 몇 분 만에 마감되는 강좌의 수강 신청에 성공한 것이다.
이 과정을 수강하기 전에는 그저 글쓴이의 마음만 잘 전달되면 좋은 글인 줄만 알았는데 글쓰기에도 방법과 규칙이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지금은 그런 규칙들을 잘 지키며 글을 쓰고 있지는 못하지만,,,)
내가 몇 달 동안 공들여 문을 두드리다 지쳐 포기했던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이 본 강좌를 수강하면서 재도전했는데 2번 만에 승인이 되었다.
몇 년 만에 칠전팔기 끝에 나도 드디어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이다.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 왔던 터라 남들처럼 그렇게 SNS에 올리며 호들갑을 떨거나 여기저기에 자랑하지는 않았다.
그전에도 블로그나 인스타에 사진과 글들을 올리긴 했으나 이제는 나만의 작가의 방을 꾸미고 글을 쓸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블로그보다는 조금 더 글을 쓰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과 문학을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에 블로그에 글을 쓸 때보다는 더 많이 읽고 쓰는 일에 시간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의 꿈을 이루기까지는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양질의 프로그램 덕분이었고 이런 프로그램들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나 자신이 있었다.
한 번에 브런치 작가가 된 사람도 있고 나처럼 여러 번 시도하여 브런치 작가가 된 사람도 있고 아직도 브런치 작가가 되려고 노력 중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역에 있는 도서관들은 저마다의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계획하여 운영하고 있다.
어느 도서관은 기성 작가와의 북토크,
어느 도서관은 인문학 강연,
어느 도서관은 직접 글을 쓰고 사유하는 프로그램에 특화되어 있다.
지금 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인 사람들도 이런 프로그램들을 잘 이용하면 글쓰기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시대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지하철에서든 버스에서든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 손에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고 다니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며 당신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복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