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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학의 첫 페이지

사람이 문학을 처음 접하는 순간은 어느 때일까?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태교음악을 듣고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으며 사람은 태아 때부터 문학을 접하는 것이 아닐까!

태아 때부터 경험한 정서적 환경은 사람이 문학을 습득해 가는데 부지불식간에 많은 관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어릴 적 태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뭐니 뭐니 해도 나의 경우 문학의 첫 페이지를 연 것은 도서관 회원증을 만든 일이었을 것이다.

처음엔 아내가 임신했을 때 아내가 검색해서 적어 준 청구기호와 아내의 도서관 회원증을 받아 들고 도서관 가서 책을 대출해서 자궁 속에 있는 미래의 아가에게 들려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지금은 통합되어 하나의 도서관 회원증으로도 거주지역 인근에 있는 웬만한 도서관은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도서관별로 회원증을 만들어 이용해야 했다.

아내는 아가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이 있으면 집 주변의 여러 도서관을 검색해서라도 어떻게든 찾아냈다.

우리 집에서는 조금 먼 구로도서관이나 강서구에 있는 곰달래도서관까지 가서 책을 빌려온 적도 있고 심지어는 경기도에 소재한 처갓집 근처의 도서관까지 검색해서 책이음 서비스를 통해 처갓집에 갈 때 빌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근처의 도서관에서 아가에게 읽어 줄 책을 대출해 오는데 신간코너에 있던 책들 중 제목이 눈에 확 띄어 집어든 책이 있었다.

책의 목차와 첫대목을 읽어 보다가 때마침 대출할 수 있는 권수 여유 있어서 내가 어든 책을 1권 더 대출해서 읽게 되었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아가에게 읽어 줄 유아책을 대출하러 가면서 내가 읽을 책을 한 두 권씩 더 대출해 오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가가 자라면서 책을 더 많이 읽기 시작하니 아내와 아이의 도서관 회원증으로는 대출권수가 총 10권(회원별로 5권)이 제한이라 이름으로 된 도서관 카드를 만들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총 대출권수가 15권으로 늘어나 자연스럽게 내가 읽고 싶은 책도 빌려오기 용이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한두 권을 시작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주말에 집에 혼자 있을 때는 1인 제한인 5권의 책을 대출해 읽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동네의 인근 도서관을 다 뒤져서라도 정말이지 많은 책을 읽었다.

나중에는 전혀 이용하지도 않았던 직장 내 사내 도서관도 이용하여 한 달에 평균 10권 이상의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복된 일인 것 같다.

우리 아들과 내 문학의 중심에는 항상 도서관이 곁에었던 것 같다.

집을 나와 신호등 하나만 건너면 온갖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내 문학의 첫 페이지를 열어 준 도서관으로 오늘도 나는 작가의 꿈을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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