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울고 들어왔다
동내 공터에서 노는데 옆집 남자애가 때렸단다
나가서 그 녀석을 혼내줬다
저녁때쯤
누가 부른다
낮에 혼내 준 그 녀석이 형이랑 같이 왔다
어른처럼 키도 크고 멋진 군복을 입었다
ROTC였다
"차렷" 하래서 했다
순간
"쿵"하는 소리와 함께
숨이 탁 막혀 쓰러졌다
그때 처음
하늘이 노란 걸 알았다
아빠는 야방일 나가 없고
엄마는 생선 팔러 나가 없고
나에겐 복수를 해줄 형도 없다
국민학생의 가슴에
어쩔 수 없는 멍이 새겨졌다
*야방일(건축 현장에서 숙식을 하며 일하는 사람)
*국민학생(지금의 초등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