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굵은 비는 아니지만 머리카락 정도 굵기의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가끔 심술이 났는지
모아 두었다가 바람불 때 한 번에 쏟아붓기도 하고
지루해지면 잠깐잠깐 쉬기도 한다
안으로 들어오려는 모든 문들이 닫혀 있다
창문
유리창
대문
밖으로 향하는 모든 문들도 막혀 있다
누군가 던지는 질문
누군가 내뱉는 소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건물들만 비에 젖는다
빨간 벽돌이 빗물을 먹어 얼굴이 더 빨게 진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빗방울들이 세상을 같은 색으로 물들인다
회색빛 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