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그녀가 살갑게 군다
달라고 얘기 안 해도
아끼던 사과까지 먹으라 깎아주고
미안했던지
안 해도 될 말을 많이,
자꾸만 한다
평상시에는 가만히 있어도 트집을 잡더니만
오늘 밭에 갈 때부터
오전엔 직장일 오후에 밭일 간다며 투덜거려도 좀체 화를 내지 않는다
회사에서 오전 근무 끝나자마자 점심도 못 먹고 밭일 도와주러 가는 내가 마음에 걸렸나 보다
토요일 새벽에는 당신은 집에 있고 나만 혼자 또 밭일 도와주러 가야 하지만
어쨌거나 오늘 하루는 살갑게 지낼 수 있겠다
밭일 도와주면 몸이 피곤해도 마음은 편하고
안 도와주고 쉬면 편할 것만 같았던 몸이 어찌할 줄 몰라해서 마음까지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