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살가운 그녀


오늘따라 그녀가 살갑게 군다


달라고 얘기 안 해도

아끼던 사과까지 먹으라 깎아주고


미안했던지

안 해도 될 말을 많이,

자꾸만 한다


평상시에는 가만히 있어도 트집을 잡더니만

오늘 밭에 갈 때부터

오전엔 직장일 오후에 밭일 간다며 투덜거려도 좀체 화를 내지 않는다


회사에서 오전 근무 끝나자마자 점심도 못 먹고 밭일 도와주러 가는 내가 마음에 걸렸나 보다


토요일 새벽에는 당신은 집에 고 나만 혼자 밭일 도와주러 가야 하지만

어쨌거나 오늘 하루는 살갑게 지낼 수 있겠다


밭일 도와주면 몸이 피곤해도 마음은 편하고


안 도와주고 쉬면 편할 것만 같았던 몸이 어찌할 줄 몰라해서 마음까지 불편하다

keyword
이전 19화추운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