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살아가다 힘이 들면
호미 들고 밭에 한 번 나가 보라
살려고,
살으려고 애쓰는
잡초들을 보아라
*두둑 위에 씌워 놓은 까만 비닐의 틈을 뚫고 나오는 강인함을 배워라
*밭고랑에 깔아 놓은 현수막을 들어 올리며 어떻게든 태양의 가시권으로 나오려는 의지를 배워라
한낮의 폭염으로
얼려 간 페트병의 얼음이 다 녹아
그 페트병에 너의 땀이 가득 찰 때까지만이라도
잡초들을 뽑아 보아라
네 몸에서 흐르는 생명의 땀방울,
삶의 눈물들,
네 육신의 힘듦이
삶을 고민할 틈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게 하고도 네 삶이 힘들다고 한다면
그건 잡초 뽑는 일을 게을리해서다
*두둑 : 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내어서 불룩하게 흙을 쌓아 만든 곳(보통 이곳에 구멍을 내어 밭작물을 심죠)
*밭고랑 : 밭작물이 늘어서 있는 골과 골 사이의 고랑을 통틀어 이르는 말(보통 밭작물 관리를 위해 사람이 통행하거나 비가 올 때 배수를 위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