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출근하는데 도로의 마지막 차선을 반쯤 걸치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두운 새벽에 운전자들 위험하게'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일부러는 아니었지만 옆으로 바짝 붙여 빠르게 지나가면서 '이 정도면 겁을 먹었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자동차 안에서 편하게 앉아 이것저것 다 켜놓고 따뜻하게 라디오까지 들으며 출근하면서 영하의 날씨에 그 사람은 얼마나 추웠을까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엊저녁에 퇴근할 때 버스 정류장을 지나면서 자동차가 오는 방향을 바라보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눈부실까 봐 라이트를 꺼 준 그 마음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조금 전에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서서 보행자가 안심하며 건너가라고 라이트를 꺼 준 그 배려는 어디로 갔을까요
저는 지금 새벽달을 마주 보며 운전해 가고 있습니다
달님이 눈부실까 봐 라이트를 꺼 사랑의 마음을 보내봅니다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 그 사람에게 달님이 제 마음을 담아 비쳐주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