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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Nov 13. 2022

Epilogue

2022년 도시편집자 프로그램을 마치며

다 쓰고 보니 마치 관용문처럼 제가 사는 지역의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으로 가득합니다만 - 실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할 수 있는 건 좋은 사람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만났으며 자잘한 갈등과 시행착오, 보이지 않는 노력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한 결과라는 걸.

수고와 결실이 있었더라도 상황에 따라 오랜 정체가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 퇴보할 수도 있는 것이 문화 관련 사업입니다.

결실에 대한 평가마저도 평가자의 가치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고, 물질주의적인 세상 속에서 문화 프로그램이 아우르고자 했던 시민에게조차 절하되기 일쑤지요.

그러나 제가 만난 춘천의 사람들은,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려 드는 대신 기꺼이 씨를 뿌리기를 택하고 있습니다.

시민 속에 문화가 자생하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여러분이 자신의 도시 속에 어떤 문화 프로그램이 있으며, 행정 기관이 이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지켜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기록하고, 나누고, 비판하고, 칭찬하고, 귀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문화 프로그램 - 그것이 대개, 지역의 시스템이 여러분을 보는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틀 안에 여러분을 넣고, 여러분으로부터 최대의 생산성을 뽑기를 원하는지 - 혹은 여러분에게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칠 기회를 주면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돕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지금까지의 기록은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 - 즉 저와 제 주변의 모습을 다룬 것입니다.

생판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로서, 보고 느낀 대로 진솔하게 기록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하고 있듯, 여러분도 불완전한 도전을 기꺼이 하시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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