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야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거기에서 더 가시다가 예수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다.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마태복음 4,18-22)
#2
“어떤 사람을 돕고 싶지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상황 때문에 그 사람에게 접근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 사람이 우리의 공감과 지지에 마음을 닫고 있을 수도 있다.
스승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에겐 사랑이 있다. 모든 것이 쓸모없어지는 순간에도 우리는 보상, 변화, 감사를 기대하지 않고 여전히 사랑할 수 있다. 우리가 그렇게 행동하면, 사랑의 에너지가 우리 주변의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 에너지는 항상 제 역할을 해낸다.”
(마크툽 280-281, 파울로 코엘료)
#3
사랑은 달걀을 삶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물을 처음 끓이기 시작하는 처음 순간엔 어떤 변화도 느낄 수 없어. 여전히 물은 차갑고 의미없는 순간들처럼 느껴지며, 삶은 느리게 흘러가지.
물이 끓기 시작하면 그때는 두려움이 생겨. 너무 빠른 속도라면 달걀껍질이 깨져 버리고 흰자가 밖으로 흘러나올 수도 있지.
사랑은 처음이라도 온기는 느껴질 정도로는 따뜻해야 하지. 마음만으로는 소용없어.
만일 그렇지 않다면 사랑이 시작된 줄도 모르고, 불을 꺼 버릴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사랑은 어느 단계에서는 템포를 늦춰야 해.
밀납날개를 달고 태양으로 향하는 이카루스처럼 느껴져서는
추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이내 사랑을 그만둘 수도 있으니까.
#4
어떤 사랑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다가와.
강박증에 사로잡혀 알코올에 의존하는 순간들이 많았던 십여년 전 나의 어느 날, 비루하게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들이 지루해지고 짜증이 났어.
그저 그렇게 삶은 지나가겠지, 나는 어떤 의미도 가지고 있지 않아, 맡겨진 임무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밖엔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생각하고 살았어.
어느날 집으로 돌아오는 퇴근길,
무언가 바꾸어야만 한다는 느닷없는 생각에,
평소 집으로 오는 길과는 다른 길을 선택해서 돌아왔어.
그때, 한강성당 앞을 지나가다가 본 현수막 글귀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 예비자 교리반 모집”
내 발로 걸어들어갔어.
교리 공부를 시작했고, 6개월 후 난 세례를 받았어.
그리고, 그 이후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
#5
사람 낚는 어부가 되고 싶어.
내가 그렇게 낚였던 것처럼.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
내가 그렇게 사랑받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