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시
우리는 알지
죽은 후에도 삶이 계속된다는 걸
오도가도 못하는
무풍지대에 갇혀
몽유병 환자처럼 하염없이 걷는다.
그래 어쩌면 이 삶은
소름끼치는 악몽일지도 모른다.
너와 내가 우연히 같이 꾼
몸을 덮은 살들이 전부 녹아내려야만
깰 수 있는 무서운 꿈
썩은 숨이 전염되는 밤
누구는 애인한테 물리고
누구는 가족한테 물리고
누구는 생판 모르는 남한테 물렸다는데
똑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간에
집을 몰라 떠도는 처지는 똑같으니
똑같은 꿈 속을 헤매고 있으니
우리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구나
어금니와 살점으로 다져진 저녁을
때론 깨고 싶어도
깰 수 없는 꿈이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