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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민아씨 Dec 19. 2023

모두, '나'입니다

30대 후반이 되니, 미혼으로 싱글라이프를 즐기고 있어 체감하지 못했던 변화가 회사에서 가장 먼저 느껴졌었죠. 주니어와 그 주니어를 케어하는 사수 역할을 넘어 시니어로, 그리고 리더의 자질을 평가받는 역할로의 변화를 말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무리 상황 탓을 한들, 나라는 인간이 어떤 사람인지 다시금 되돌아보는 한 해였어요.


그리고 그 말미에 개인적으로 수강한 강의 퀘스트로 주변 지인들에게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를 묻게 되었어요. '도저히 못 하겠어'라고 울상 짓는 동생에게 인터뷰를 하는 것은 실패하고:)

30대 제 삶에 가장 중심에 있는 회사에서 맺은 인연으로 오랜 시간 저를 옆에서 봐왔던 이제는 친구가 된 전현직장에서의 동료들에게 조심스레 부탁하였어요. 부끄럽지만 궁금했던 인터뷰의 답변들을 보며,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사람들이 있어 참 좋다.'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알아봐 주는 이들이 있어 참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제 기록의 공간이자, 고슴도치의 뒤늦은 사십춘기를 마무리하며 "나는 누구인가요"라는 멋쩍고 뜬금없는 질문에 따뜻한 대답들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강의에서 알려준 질문들이 좋아서 공유하니,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은 이 질문들을 언젠가 사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했던 질문은 강조해 두었어요



저와 가장 어울리는 단어 5개를 적어주세요.

하양 / 강단 / 재주 / 사슴 / 진국

퓨어, 고결, 깔끔, 선명, 청초, 신뢰, 똑순이, 솔직, 담백

예민함 상냥함 사랑스러움 스마트함 열정적 작가님

꼼꼼 센스 단아 독서왕 커리어우먼

단정함, 친절함, 자기 관리, 자아성찰, 센스

차분함. 나무, 단단함, 똑쟁이, 상담

온화함 속의 카리스마, 연두부, 강인함, 신뢰, 따뜻함

유함 소녀 헌신 청결 쇼핑 포청천ㅋㅋㅋ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작. 결심이 서면 바로 실행해 버리는 추진력과 강단이 멋져요

집중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일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해석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 그리고 무엇을 정성껏 돌보는 일

기획

사람들의 상태를 관찰하고 분위기 맞추기, 주변 관찰로 즉각 아이디어 내기,  말로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기, 주어진 일의 본질 빠르게 파악하기를 잘하신다고 생각합니다.

분석하는 일 ( 대상이 무엇이든 의미를 생각하는 일)

커뮤니케이션 능력(특히 경청하는 자세)

꿀템추천 명작추천 정리정돈


제가 가장 못하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미니멀 라이프. 하지만 최근에 열심히 도전 중이라는 얘길 들었으니 한번 더 집에 방문해 봐야겠어요

납득이 안 되는 일을 처리하는 것

뭘까요... 다 잘해..

다른 사람 신경 덜 쓰기

감정 숨기기.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바로 표현을 하시는 편이라 주변 분위기에 영향이 갈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무례함을 참는 일 ㅋㅋ

-

격한 운동


제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해 보이나요?

맛있는 음식 먹을 때. 성의 없어 보이는 답변이지만 진심으로 행복해 보입니다

탐구하여 무언가의 본질, 해답을 알아내는 일을 할 때

본인 일을 할 때! 그리고 동생 이야기할 때!

산책 독서

동료들과 소통이 잘 되는 환경에서 생산적인 일을 할 때!

“일” 로 한정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일이든 그 결과가  (긍정이든 부정이든) 유의미하다면 만족한다고 생각함 + 맛있는 거 먹을 때 ㅋㅋ

동생과 함께 보낸 시간을 이야기를 할 때, 무언가를 함께 나눌 때(물건, 시간, 음식 등)

좋은 드라마 영화 추천해 줄 때


저와 가장 어울리는 직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이유도 궁금해요.

소설가. 구체적인 이유가 떠오르진 않지만 그냥 어울려요. 큰 창 앞에 커피 한 잔 뽑아 놓고 글을 쓰는 민정님이라 캬...

변호사, 분쟁의 본질을 끝까지 따라가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job도 너무 어울리지만 글 쓰는 작가님 넘 어울림.

도슨트

리서치도 잘 어울리시는 것 같고 그 외의 직업을 꼽자면 작가, 칼럼니스트. 말과 글로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아요! 말씀도 잘하시는데 강사같이 일방적 전달보다는 상담사처럼 상대와 교감과 주고받으며 말하는 직업도 잘 어울리십니다.

개인적으로 상담사 / 언니랑 이야기할 때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 이야기가 술술 나옴. 그리고 늘 위로받음

하고 있는 분야에서 작가로 확장 (섬세한 글솜씨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함, 또한 알고 있는 것을 쉽게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능력이 뛰어남)

맞춤형 꿀템 큐레이터


제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이미 존재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있어요

상황판단을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객관적 사고로 코칭, 컨설팅해 주는 일

늘 다른 사람을 돕고 있는 것 같은데..

항상 사소한 배려를 하고 계심

빠른 상황 판단력에 기반하여 공감과 동시에 해결책 제시 (T와 F의 공존^^), 주니어 직원들의 업무 멘토

딱 정해서는 잘 모르겠음. 그치만 워낙 똑 부러지는 F형 사람이라 무엇을 해도 잘할 것 같음 (F 맞지..?)

인생선배로서 회사 생활에 대한 조언 혹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또한 큰 도움이 됨

경청과 새로운 시각의 의견 제공


저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진정성. 대화할 때 해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진심인 거 같아 상대에게 위로가 되어요

친화력, 신뢰감, 추진력

상냥하게 본질을 이야기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다 하면 하는 열정!!!(엄지척)

꼼꼼함과 배려

이해가 워낙 빠르신데, 사람들의 감정선이나 상황(F)과 업무 내용에 대한 것(T) 모두 이해가 빠르셔서, 공감도 잘하시고, 판단하여 추진하시는 것도 정말 빠르셔요!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따뜻함과 배려 그리고 기대고 싶게 하는 듬직함

경청, 부드러운 소통 방식, 주변사람을 잘 챙기고 항상 관심을 가져줌. 감정 컨트롤

섬세함을 겸비한 결단력


저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문제가 생겼을 때 가끔 내적귀인을 하는 것

칼 같은 깔끔함, 포용력 (맘에 안 드는 것도 더 품어야 )

너무 열정적이라 본인을 잘 돌보고 있을까 걱정...!

지나친 꼼꼼함

감정 표현 관리. 성격이 가끔 급하기도 하신 것 같아요^^

특별한 단점은 잘 모르겠음. 굳이 뽑자면 나처럼 운전을 안 하는 거? ㅋㅋㅋ

타인에게는 관대하지만 때로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순간이 있는 것 같음

완벽함 추구


저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웃을 때 작은 얼굴에 입이 커지는 게 아주 매력적

톡톡 튀는 발랄함을 겸비한 도도함 (특유의 친화력으로 사람들을 주도하는 분위기 메이커이면서도, 선 분명하고 똑소리 나는 도도함이 있음. 이것이 사람들에게 또 신뢰를 주는 것 같음. 일적으로나 사적으로 모두)

순수한 열정이 매력적이고 기본적으로 사랑스러운 사람!

사람의 마음을 잘 보듬는 따뜻한 마음

처음 업무로 만나게 되면 친절 but 사무적이거나 차갑게 느낄 수도 있는데, 가까워지면 재미있는 면도 많고 따뜻하고 상냥한 반전 매력

언니는 아주 큰 나무 같은 존재임.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해짐 그래서 사회에서 피투성이가 돼서 가면 치유해 주는 것 같음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능력을 가짐 (말투, 분위기, 태도 등)

외유내강 겉은 부드러우나 속은 단단한 사람


혹시 제가 가진 것 중에 부럽거나 갖고 싶은 게 있나요?

긴 목 위에 있는 소두가 늘 탐나요

늘씬한 키, ㅎㅎ 모든 것을 초심으로 대하는 호기심과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마음, 맑은 눈동자

똑똑하고 꼼꼼함이 넘사... 근데 젤 부러운 건 듣는 사람에게 순수하게 집중한다는 느낌을 주는 능력�

장신!

빠른 이해력, 판단력, 추진력, 전반적 센스

침착함과 길쭉한 몸매 ㅋㅋ

외유내강의 단어가 잘 어울리는 분인데, 그런 태도를 배우고 싶습니다.

유한 성격과 포용하는 마음


당신은 어떤 순간, 상황에 저를 만나고 싶나요?

고단했던 한 주에 럭키하게 칼퇴하는 퇴근길에 종종 그대가 생각나요

내편에게 솔직한 객관적 의견, 쓴소리를 듣고 싶을 때 ( 무작정 따뜻한 위로가 아닌, 고민에 대한 의견을 편견 없는 객관적 입장에서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본인이 가장 잘 아는 쓴소리도 남에게서 들으면 속상하지만 나를 응원하는 내편에게서 들으면 힘이 나니깐~)

산책할 때..! / 워킹우먼으로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 때때로 진지한 세상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 현실적인 이야기도 솔직하게 나누고 싶을 때

고민이 많을 때

제 편일 때.. ㅋㅋㅋ 동일한 목표를 가진 상황에서 만나고 싶어요.

깊이 숨겨진 내 모습 그대로 누군가 함께 있고 싶을 때 ( 내 날 것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

맛있는 음식/재밌는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싶을 때 / 인간관계/회사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을 때

새로운 타코&브리또 맛집을 발견했을 때


제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콘텐츠를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때 당신이 구독하고 싶을까요?

고민 상담해 주는 콘텐츠 잘할 거 같아요! ( 가칭 : 내편의 쓴소리, 쓴소리 응원, 예민아씨의 뒷담화) 구독자들의 고민이나 사연을 받아 객관적 입장에서 함께 고민해 주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구독자 에피소드가 아니어도 일상생활 속 에피소드를 예민아씨만의 시각으로 풀어보는 콘텐츠. 대부분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살아갈 텐데 그걸 신선하고 유쾌하게 하나씩 풀어주면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 브런치 예민아씨 스토리를 유튜브로 푸는 형식

오랜 회사생활의 노하우를 들려주거나 상담하는 채널 리서치 경험으로 세상 뉴스를 요약해서 인사이트를 알려주는 채널을 운영하면 어떨까..! 공원매니아니까 공원이야기도 좋네요

민정님 만의 나의 이야기

일상에서 얻는 통찰과 고찰, 성공한 과제 사례, 맛집 탐방ㅋㅋ

책리뷰 (+ 왓츠인마이백)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콘텐츠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신박한 아이템 추천, 리뷰


10년 뒤 제가 어떤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나요?

서울에 자가 있는 성공한 통신판매업 사장님

임원

작가님...! 혹은 LG임원

커리어우먼

더 평온한 상태의 삶. 항상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시는 것 같고, 그때즈음엔 세례 받으신 지 10년쯤 되었을 때라, 결국 더 평화로운 상태에 도달하실 것 같아요.

교외 평화로운 주택에서 프리랜서로 살 것 같음 (+ 브런치 꾸준히 쓰면서)

자신의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되고, 소소한 일상을 편안한 마음으로 만끽하는 삶 가진걸 더 많이, 많은 사람에게 나누는 삶

가족들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당신에게 저는 어떤 존재인가요?

봄가을이면 날씨 좋다고 만나고, 여름엔 퇴근길에 맥주 한 잔 하자며 연락하고, 연말엔 송년회 챙기고, 그렇게 인생의 반복되는 사사로움을 챙기는 사이로 오래오래 남고 싶어요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걱정해 주는 소중한 내편

순수한 열정을 배우고 싶은 사람! 늘 만나면 열심히 살고 싶어지는 힘을 줘요!

따뜻한 친구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든든함과 자극, 좌절을 동시에 주는 존재입니다 (워낙 잘하셔서 제가 좌절을 느낀다는 의미예요!^^)

친언니가 있다면 언니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음

고민을 나누고 싶고 때로는 고민을 들어주고 싶은 존재

무엇을 하든 응원해 주는 친구



나두요, 고마워요.


가장 신기한 건, 내가 상대를 보는 그 마음을 상대도 비슷하게 느낀다는 것.

특히, '당신에게 저는 어떤 존재인가요'라는 질문의 답변을 읽을 때는 "나두요"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렇게 나를 생각해 주어 고마워요.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저는 이들에게 마음을 담아 주고 싶은 걸 오랜 시간 생각하고 있어요. 내 마음을 카카오톡 메신저만으로 전하기엔 무언가 이 몽글몽글한 감정이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지난 1~2년 간 힘들었던 마음고생은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그래, 좋았던 날도 나빴던 날도 보통인 날도 어느 순간이었든 어떤 모습이었든 모두 나였다.'라는 생각으로 앞으로는 한 면만을 보지 않기로 했어요. 조금의 행운이 따라 좋은 순간들을 더 많이 남겼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고 마무리하려고 해요.


수많은 시간 나라는 사람을 겪어내고도, 지금 내 옆에 나를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그대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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