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Nov 20. 2024

시가 되는 가을날-13

왕고들빼기 Lactuca indica, Indian lettuce

제대로된 가을을 사진에 담기도 전에

날씨는 갑자기 겨울을 불러왔습니다.


아직 겨울 준비가 안된 가을꽃들은

어쩌면 당황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삶도 마찬가지겠지요.

어느날 갑자기 인생의 겨울이 닥치고

모든걸 서둘러 끝마쳐야 할

그런 시각이 온다는 것.


가을꽃이 지고난 그자리에

따뜻한 온기가 잠시 머문 후에

긴 겨울을 지내면서

마른 가지는 서서히 퇴락해 갈것입니다.

그곳에 가을꽃이 피었었다는

한줌의 기억이 사라져가는 것처럼




11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천 번을 접은 가슴 물소리 깊어도

바람소리 깃드는 밤이면

홀로 선 마음이 서글퍼라


청춘의 가을은 붉기만 하더니

중년의 가을은 낙엽 지는 소리

옛가을 이젯가을 다를 바 없고

사람 늙어감에 고금이 같거늘

나는 왜, 길도 없이

빈 들녘 바람처럼 서 있는가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원한 내 소유가 어디 있을까

저 나무를 보라

가만가만 유전을 전해주는

저 낙엽을 보라


그러나

어느 한순간도

어느 한사람도

살아감에 무의미한 것은 없으리

다만 더 낮아져야 함을 알 뿐이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4178911/a-poem-of-autumn-13-by-yong-ki-park


#시가_되는 가을날 #왕고들빼기꽃 #갑자기_겨울 #2024년_11월

매거진의 이전글 시가 되는 가을날-1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