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을 등지고
내일 떠오를 태양을 기다리며
동쪽 바라기로 피어있는 해바라기.
어릴 때는 하루 종일 해를 따라 돌지만
꽃이 활짝 피고 성숙해지면
진득이 동쪽만 바라보는 꽃.
태양처럼 불타오르는 꽃잎 가운데엔
우주의 원리를 간직한 듯
피보나치수열로 정렬된
씨앗들의 나선곡선이 숨어있습니다.
내일 아침을 준비하는 꽃
그리고 내년의 부활을 준비하는 꽃
창조주의 섭리에 순종하며
피어있는 해바라기를 만날 수 있어
이 가을도 감사합니다
해바라기의 기도 / 홍수희
해를 바라보다 해를 닮았나 보다
하루 진종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구 한 바퀴
이 세상 어둡고 아픈 곳만
두루 살펴왔는지
기억의 뒷굽엔 진창만 묻어 있고
세상 어질고 약한 이들의 한숨 소리만
잔뜩 제 안에 옮겨놓고
햇빛에 날 세워 벼린
눈물 젖은 화살기도 쏘아 올리다
제 가슴은 까맣게 타버린 줄도 모른다
가슴에 맺혀오는 사연이 너무도 많아
슬픈 이름 알알이 까마득히 호명하다가
제 가슴은 새카맣게 숯이 되는 줄도 모른다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서
그렇다, 죽는 줄도 모르면서 죽는다
해바라기는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4241730/a-poem-of-autumn-14-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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