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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 언제 시작할까?

-엄마표 영어를 일찍 시작해야 하는 이유


만약 내가 이 글을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고 3년도 되지 않았을 때 썼다면, 아마도 우리 아이의 6세 때 찾아온 영어 거부를 단순히, 아가 때부터 시작했다는 사람들에 비해 늦게 시작해서 생긴 일이라고 단정 지었을 것이다. 그래서 일찍 시작해야 하는 이유로 아이의 '영어 거부'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것, 깨닫게 되는 것이 때마다 다르다. 관련 책 속에는 지금 당장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여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눈에는 온통 아름다운 이야기만 쓰여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어쩌면 엄마표 영어의 끝자락에 도달했을 때 알게 된 것이 초심자의 그것과는 달라서 인 것은 아닐까?






엄마표 영어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



언제 해야 가장 효과적일까? 나는 가능한 한 빨리 엄마표 영어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 물론 초등부에 시작하여 엄마표 영어를 성공시킨 사람들도 많이 있으며, 지역 내의 오프모임에서도 초등부에 시작하여 소설까지 진입한 친구들도 더러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초등부에 시작하여 유아들의 시간 투자 대비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챕터까지 진입하는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은 대부분 공통점이 있었는데 모국어 독서력이 상당히 좋았다는 것이다.  대부분 또래의 아이들보다 높은 수준의 책을 집중력 있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었다. 또, 엄마와의 관계가 상당히 좋아서 엄마가 제시하는 방법을 잘 따라주었다.  평소 엄마와의 소통이 잘되어 있는 아이들은 영어를 해야 하는 '동기부여'를 쉽게 갖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아이들조차 마냥 즐겁기만 한 엄마표 영어는 아니었으며, 모든 단계를 진행하면서 좋은 날도 더러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는 것이 현실이다.


엄마표 영어를 '늦게 시작해도 된다'는 말은 전제조건이 항상 따라붙는다. 아래의 네 개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놓는다면 엄마표 영어를 늦게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 조건마저도 아이의 사춘기 전까지만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는 엄마표 영어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단순히 읽기, 해석, 쓰기라면 할 수 있다.


♤두 번째 책 육아를 통해서 탄탄한 모국어 실력을 갖춰놓아야 한다. 독서가 일상화되어 있어야 한다.


♤세 번째 아이와의 평소 소통을 자주 하면서 좋은 관계를 최대한 유지하여야 한다.


♤네 번째 엄마표 영어에 대한 방법과 방향에 대해여 엄마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어쩌면 여기서 가장 갖추기 힘든 부분은 네 번째 일 것이다. 아무도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제대로 그 방법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엄마표 영어는 진행하면서 해봐야 깨닫는 부분이  있다. 남의 경험에 의존하여 풀어나가기엔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스로 깨달아가면서 수정해 나가야 하는데  그러기엔 3학년만 돼도 시간에  쫓긴다. 어찌 되었든 위의 조건을 다 갖춰놓는 것은 사실상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니, 모든 아이들이 늦게 시작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외동에 딸이면 더 가능성이 높다.


엄마표 영어에서 영어 거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6세에 시작하여 영어 거부를 한 큰 애의 이야기를 자주 써 왔다. 하지만 아이의 영어 거부는 엄마표 영어 때문이 아니다. 아이들은 싫든 좋든 엄마가 시작하고 싶지 않아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영어를 접하게 된다.


 아이는 5세부터 어린이집에서 영어를 시작했다.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낯선 언어를 듣는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큰 아이는 영어 시간마다 잠을 잤다고 한다.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시간조차 큰 아이는 똑같이 잠을 자는 것으로 낯선 언어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했다.


좋든 싫든 아이들은 이미 기관에서 영어를 배우게 된다. 알파벳부터 가르치는 어린이집이 많은데, 이 점이 영어를 거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큰 아이도 왜 써야 하는지도 모르고,  이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단어들을 가져와서 써 가곤 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은연중에 아이에게 영어를 싫어하게 만드는 행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던 것은 잘못된 영어에 대한 아이의 생각을 깨주기 위해서였다. 외울 필요도 없고, 의미 없이 단어를 따라 쓸  필요 없이 영어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언어라는 인식을 갖게 해 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문제는 이미 영어는 어렵고 힘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아이에게 즐거운 경험을 쌓게 해주는 일이었다. 오염된 물을 깨끗한 물로 만들려면 많은 물을 따라 부어야 하듯이 처음 시작이 잘못되면 되돌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엄마표 영어를 일찍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학습으로 배울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영어를 잘하게 하려면 많은 시간 동안의 '인풋'이 필요하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아이가 학원을 다니게 되면, 시간을 나눠 써야 하는데, 다른 것들은 다 재쳐두고 영어에만 몰입하기에는 엄마의 마음이  불안해진다. 언어를 완성하는데 드는 인풋의 시간, 즉 흔히들 말하는 임계량을 채우기 위해서 드는 시간은 초등 전 학년에 온전히 몰입해도 채울까 말까 한 일이다.


우리가 '영어를  잘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모든 영역을 잘할 때를 말한다. '읽기'와 '해석 능력'은 나이가 찰 수록 잘하는 것이지만, 듣기와 말하기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얼마나 오랫동안 영어 소리를 들었느냐에 따라 다르다. 고로, 이것은 시간 싸움이란 얘기다.


모국어를 배우는데 우리는 '동기부여'따위가 필요치 않았다. 모국어 환경에서 오랫동안 보고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득하여 듣기, 말하기가 된 것처럼 영어도 환경을 만들어주고, 자주 보여주고 들려주면 되는 것이다.

시간을 쌓는 일이니 일찍 시작할수록 이득이란 얘기다.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미 이 아이에게 영어는 배워야 하는 것, 공부해야 하는 것이라는 설득이 필요한 나이라는 의미가 된다.


엄마표 영어는 아이에게 제대로 된 영어를 알게 해 주는 과정이다. 조기 영어가 영어 거부를 가져온다며 엄마표 영어까지 싸잡아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영어를 어떤 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른 문제일 뿐,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어릴 때부터 시작한 엄마표 영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순서로 성장한다. 이는 모국어의 성장과정과 같다.

제대로 인풋을 넣어준다면, 이 순서는 진리에 가깝다. 여전히 기관에서는 잘못된 영어교육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갖게 해 준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엄마표 영어로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

 

'가르치는 영어'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아닌, '엄마표 영어'를 일찍 시작하면 좋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한 개념이 바르게 서야, 늦게 해도 된다는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는 일 따위는 없다.




(둘째 4살 때, 영어 그림책을 함께 읽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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