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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한장 Oct 29. 2022

구름

  저는 구름을 참 좋아해요. 어느 정도냐 하면 수업시간에 배운 높새구름, 양털구름, 뭉게구름, 새털구름, 안개구름 같은 구름의 이름을 모두 기억할 정도로요. 다른 건 아무리 봐도 외우질 못해서 기억력이 나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데, 신기하죠. 구름에 관한 건 눈에 쏙쏙 들어와서 통 나가질 않으니 말이에요.

  그중에서 저는 뭉게구름을 제일 좋아해요. 여름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히 떠다니는 뭉게구름을 본 적 있나요? 그 시원스러운 모습에 저는 더위도 잊고 한참 동안 올려다보곤 한답니다. 솜털처럼 부드러운 구름이 크기는 또 얼마나 큰지! 커다란 뭉게구름 안에는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통째로 들어갈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게 큰 구름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저는 그 위에 새하얀 마을이 있다고 상상하곤 해요. 아직 누구에게도 얘기한 적 없지만요. 그 하얀 마을에는 집도, 시냇물도, 사람도, 학교도 모두 솜털처럼 몽글몽글해서 하늘 위를 둥실 떠다녀요. 더 커다란 구름 위에는 하얀 성도 있고, 넓은 영화관이나 아파트 단지도 있을 거예요.

  그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어떨까요! 아래에서 올려다본 구름이 저렇게 부드러워 보이는데, 위에서 내려다본 세상이 부드럽지 않을 리가 없어요. 모든 것이 새하얗고 몽글몽글한 세상을 저는 가끔 꿈도 꾼답니다.

  언젠가 저 위에 올라가 보는 것이 제 꿈이에요. 대단한 사람들은 예쁜 달님 위에도 가고, 작은 화성 위에도 간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니까, 구름 위에 올라가는 걸로 만족하려고 해요. 그 정도는 저에게도 가능한 작은 꿈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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