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서움

담석증 일기 2

by 새벽숨

19.01.22


초음파 검사 결과는 예상한 대로 '담석증'. 의사는 돌이 2cm가 넘기 때문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약물로는 담석이 없어지지 않고 레이저로 담석만 제거하는 치료도 없단다. 결국 배에 구멍을 3개 뚫어 복강경으로 쓸개를 제거해야 한단다. 갑상선에 이어 장기 하나가 또 날아가네. 부모님 마음은 어떨까 싶지만 난 괜찮다. 차라리 고통의 원인을 알게 되어 속이 후련했다.


엄마는 '담석증 통증은 3대 통증 중 하나로, 순간의 고통이 산통보다 더하다'는 기사 내용을 보며 "애 낳을 때 덜 힘들겠네."라는 말을 해 주었다. 그거 혹시 위로...?






19.01.28


토요일, 조금 많이 먹었다. 아니, 과식했다. 예정되지 않은 만남이 피자집에서, 예정된 만남이 뷔페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인데 일 년에 두세 번 가는 곳을 하루만에 섭렵했으니 어쩌면 폭식을 한 것이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당연히 속이 안 좋았고 출근을 해야 하는 월요일이 왔다. 여전히 속은 부대꼈지만 담석증으로 아파 보니 이 불편함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몸이 주는 경고를 무시한 채 시리얼을 먹고 출근하러 나서는데,



하…



위가 천천히 조여왔다.

아니, 이제 안다. 위가 아니라 쓸개라는 것을.

지난 주의 지옥을 맛보게 한 그 통증이 생각났다.



'아니겠지... 설마'



나의 ‘설마’를 비웃고 싶었던 건지 폭식한 나를 심판하려는 듯 쓸개는 천천히, 하지만 끝없이 조였다. 숨이 안 쉬어졌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제발...'



쓸개는 요동쳤고 멈추지 않았다. 남들은 밤에 아프다던데 난 왜 출근길에 아픈 것인가. 숨을 빠르고 고르게 내쉬었다. 엎드려 보고 옆으로 누워도 보고. 하지만 어떤 자세를 취해도 아팠다. 아프다는 말은 너무 다양한 종류와 강도를 표현하기 때문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자면,



돌이 쓸개를 빻는 것 같다


그렇게 20분을 아팠나. 식도를 타고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참아야 했다. 안 그러면 쓸개가 끝내 찢어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에. 하지만 이불을, 그것도 신혼집 이불을 더럽힐 수 없어서 화장실로 기어갔고 입구를 통과한 동시에 아침에 먹은 모든 것이 쏟아졌다. 토하는 그 짧은 시간동안 쓸개는 무한대로 조였고 아마 소멸 직전까지 갔을지도 모른다.


힘을 잃고 침대에 엎드러 졌다.


진동이 울렸다.

남편이다.


문자를 했는데 출근시간이 지나도록 대답이 없어 전화를 한 것이다. 지난 주 출근길에 배를 부여잡고 쓰러진 전력이 있어서 기분 나쁜 촉이 발동했나 보다. 남편에게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말하는 중 또 전화벨이 울렸다.


이번엔 엄마다.






병원에 도착했고 먼저 도착한 엄마는 날 보자마자 걷는 듯, 뛰는 듯, 웃는 듯, 우는 듯 그렇게 종종걸음으로 날 향해 왔다. 결혼하자마자 한 달 새 두 번이나 입원하는 딸을 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유 모를 종기로 정형외과에 입원하여 퇴원한 지 2주만에 소화기내과에 다시 입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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