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by 옥민혜

온 국민이 달리고 있다.


요즘 당근에 자전거가 그렇게 매물로 많이 나온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조차 러닝화로 갈아 신고 달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러너 '션'을 비롯해, 러닝의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친 '기안 84'까지, 우리는 달리는 이들을 보며 존경과 감동과 동기부여를 느꼈다. 그리고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세상에서 운동이 제일 싫은 사람이다. 어릴 때도 여러 과목 중에 체육을 제일 싫어했고, 체력장은 늘 5급, 100m는 죽을힘을 내도 25초 이내로 들어온 적이 없으며, 오래 달리기와 오래 매달리기도 늘 꼴등이었다.


그래도 20,30대 때는 살을 빼야 한다는 의무감에, 40대 이후로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늘 운동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살았다. 헬스, 요가, 수영, 필라테스 등 근처에 돈 주고 할 수 있는 운동은 모두 시도해 봤지만 늘 한 달에 절반도 못 가고 낙망하기를 반복했고, '나는 안 되는구나'라는 낙인을 스스로에게 씌우며 운동과는 점점 더 멀어져 갔다.


그러나 어디를 가든 근육이 너무 없으니 운동을 꼭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게 되고, 결정적으로 작년에 자궁 수술을 하면서 복용하기 시작한 호르몬제가 에스트로겐 분비를 막아 폐경기 여성이 겪는 체중 증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운동을 결심했다.


우선은 집 앞에 있는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늘 그렇듯 또 몇 번 가다 포기하겠지 싶어 시작도 전에 실망을 하며 의욕 없이 등록을 하고, 환불 규정부터 묻는 나를 원장도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시작했다. 처음 2주는 나와의 싸움이었다. 늘 이 2주쯤에 포기했던 악몽이 떠올랐다. 운동이 끝나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으며 집에 네 발로 기어 들어오면서 나는 슬펐다. 운동하고 나면 개운하거나 뿌듯하다는 사람들은 나와 뭐가 다른 걸까 싶어 자괴감이 들었다. 몸이 힘드니 아이들에게도 계속 짜증을 내고, 집안일도 할 기운이 안 났다. 주 2회 운동인데 나머지 5일은 누워 지냈다.


그런데 오기가 생겨서 평소 같았으면 포기했을 것을 이번에는 누구 이기나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먹는 양도 반으로 줄였다. 그리고 내 인생 <첫 한 달 전체 출석>을 달성했다. 오기는 조금씩 뿌듯함으로 바뀌어갔고, 여전히 운동은 힘들고, 수업 시작 5분 전까지 '오늘은 쉴까'와 격렬하게 싸워야 했지만 두 달까지 성공해 냈다.


석 달째로 접어들면서 '러닝'을 시작했다. 그렇게 운동하고 덜 먹어도 살은 2킬로 밖에 빠지지 않아 화가 났기 때문이다. 내 체력과 근력을 알기에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았고, 아주 약하게 걷기와 뛰기를 반복하며 슬로 조깅을 시작했다.


그리고 앓아누웠다.


거의 걷다시피 고작 3킬로를 뛰었을 뿐인데 거의 일주일을 고생했다. 다시 일어나, 두 번째는 처음보다 더 약하게 시도해 보았다. 그래도 며칠간은 또 못 일어났다. 러닝을 시작하고 나서 필라테스도 제대로 못 가게 되었다. 한 번도 빠진 적 없이 어느 정도 자신감도 붙었던 필라테스였는데 러닝하고 나서 몸져눕느라 첫 결석까지 했다.


그래도 또 뛰러 나갔다. 여전히 한 번에 25분 정도씩 걷다 뛰다를 반복할 뿐인데도 하고 돌아오면 며칠 고생을 한다. 필라테스는 거의 못하고 있다. 몸은 운동 시작 전보다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무릎과 발목과 발등이 움직일 때마다 너무 아프다.


알고리즘으로 유튜브는 온통 러닝 관련 채널로 도배되고, 어떤 채널이든 러닝 후 몸이 좋아진 내용들로만 가득하다. 나는 뭐가 문제일까. 어제 고작 10분 뛰고 나서 오늘도 몸살이 나서 일어나지 못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고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 다음 주면 여행을 떠나는데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이제는 쉬어야겠다.


온 국민이 열광하는 러닝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러닝 하면 건강해지는 거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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