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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할 수 없던 말

by 작가 전우형

차가워진 손을 잡아본다

마디가 굽혀지지 않을 만큼 딱딱해진 손은

눈물조차 스미지 않고

맞잡을 수 없어 당겨 품은 어깨 아래

덩그러니 놓인 손은

초승달을 그리며 아래로 떨어진다


당연하다고 믿어온 것들이 실은

위대한 노력과 격려의 산물이었다고

굳게 닫힌 입술이 말하는 것과

평안히 감긴 두 눈이 이제 더 이상

슬픔과 마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듯해서

나는 다만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파란 하늘에 그대 이름을 적어본다


그대를 기다리던 오후들처럼

7월의 빛은 뜨겁고 아름답다

우리는 무엇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었나

그대는 무엇으로 나의 허물을 덮어주었나

용서받는 게 두려워 도망치던 나는

그대의 한숨을 외면했고

수천번은 마주쳤을 그대의 슬픔 대신

길어지는 그림자만 바라보다

연습했던 말을 전하지 못하고

나의 자랑이던 그대의 손을

놓아주어야 했다


차가워진 손으로는

굳어버린 손으로는

전할 수 없었던 말을

이제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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