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에서 제주의 7세 아이들을 병설유치원에 다닐 교육의 권리를 실천하겠다며 병설유치원에 7세 학급을 늘렸다. 그래서 어린이집에 다니던 곧 7세가 되던 아이들은 병설유치원으로 모두 입학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특수학급은 늘리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제주시의 60여 개가 넘는 병설유치원에 특수학급은 단 세곳이 되었다.
그러니, 어린이집의 장애아동들은 이미 사라진 7세 반에 있을 수가 없어 6세 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단 3학급뿐인 병설유치원의 특수학급은 이미 정원을 넘어 과밀상황이 되었다. 부모들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교육청에 항의를 시작했다.
이렇게 제주시의 유치원 특수교육 환경을 개선하려 한 목소리를 내면서 시작된 것이 바로 발달장애아동 부모모임 '제주아이 특별한아이'이다.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학급 2개 정도 증원을 약속 받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입학하고 난 후에도, 엄마들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활동은 계속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진 모임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해 나가기 시작했다.
문화센터를 가면 수업이 안되거나, 산만하다고 쫒겨나는 아이들, 주말이면 장애아이 비장애아이 함께 돌보기가 어려워 힘들었던 가족들이 모여 요리 프로그램, 미술프로그램, 숲놀이 프로그램, 부모교육 등을 진행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했다.
처음 3년간은 부모들 모두가 신나게 활동했던 것 같다. 그러는 사이 단 7명으로 시작했던 자조모임은 3년 사이 회원 100명이 넘는 비영리민간단체가 되었다.
운영진은 6명이었는데, 3년이 지나자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서로 서로가 주고받는 말에 가기도 돋히기 시작했다.
모두 발달장애아동을 키우는 양육자 였고, 주중에는 아이들 케어에 바쁘고, 주말에는 발달장애아동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느라 쉬지도 못하고 바쁘게 지냈다. 그러는 사이 운영진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일한다고 해서 월급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내 아이 팽개치고 프로그램 진행해 봤자 욕만 돌아올 때도 있어. 이제 그만할거야 지쳐!"
이렇게 말할때마다 할말이 없었다.
만들고 정말 신이 났었는데, 댓가 없는 노동은 사람들을 지치게 했다.
열정만으로 안되는 것들이 있구나.
아무리 아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내 자녀만이 아닌 다른 다람들을 함께 챙기는 일은 보통의 마음가짐 만으로 되지는 않았다.
도대체 다른 단체들은 어떻게 인건비 지원을 받는거지?
정책이나, 지원 같은거에 전혀 정보가 없는 서툰 부모들이 그런 것들을 알리가 없었다.
그때, 마을 사업을 하는 지역의 유명한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님을 만났다. 그리고 '협동조합'을 해 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협동조합이 뭐에요?"
그곳은 O 마을의 사회적협동조합이었는데, 아이들 교육, 지역사회주민을 위한 프로그램, 카페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와! 협동조합을 만들면 이런것들이 가능핟는 것인가?
이런 것은 어떻게 만드는 것이지?'
O 사회적협동조합의 대표님에게 협동조합에 대한 강의를 부탁했다. 그리고 몇몇 부모들과 함께 협동조합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