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노래를 듣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야"는
실은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야."이었다.
귀에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이 가사가
비릿한 하루를 노곤하게 만들었다.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았다.
다만 최근에는 없었던 여유가 일렁였다
느렸고 퍼져있어 흘렀으나
답답하지는 않았다.
노래는 그렇게 흘러갔다.
수많은 단어가 귓바퀴를 굴렀지만
뇌와 연결된 세포는
첫 가사와 음만을
그렇게 남겼다.
때로는 "나는 쉽지 않은 마음이야."로 들리기도 했다.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딱딱한 마음이 유해지는 것 같았다.
마치 호두 껍데기가 참외 껍질이 되는 마냥
응축된 마음이 경계를 허물고
당연한 한 경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마음이 이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뛰어나게 재해석한 싱어송라이터가 온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풀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냐고 묻는다면
꼭 그래야만 이 경계를 허물 수 있냐고 되물어 볼게요.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경계는 지켜야 하지요.
그렇다면 이 마지막 경계는 어떻게 해야 풀릴 수 있을까요.
"글쎄요."
그건, 조만간 생각해보겠습니다.
아직은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이 질문이 다시 돌아온다면,
마음이 급해 뜬금없는 답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럼에도 제 대답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모릅니다.
그리고 모르는 채로 남겨두겠습니다.
그냥, 왠지, 아직은
그러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내 사랑은 또 같은 꿈을 꾸고
그럼에도 꾸던 꿈을 미루진 않을래"
',,, 그냥 사랑을 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