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일렁인다.
사랑하는 단풍잎이 손을 흔들며
올라간다.
쾅
빛이 쏟아 내리 꽂힌다.
단풍이 있던 자리
천둥이 불안한 마음을 동요하고
이제 호수는 평화롭지만은 않아도 돼
하늘을 쓸어내린다.
자갈이 굴러간다.
물고기가 생존을 재촉하고
떠밀려온 이끼가 돌을 붙잡고는
살려달라 애원하다
죄 없는 자라를 살렸다
힘없는 코스모스 톡
평안함 움직임
이제 그만하면 됐다
모든 것을
쫓던 시간을
자리에 앉히던 날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버드나무잎과 생물들
이제 호수는 담소의 장이 되어
그들을 웃기고 울릴 것이다.
더 이상은 하늘과 땅과 산이 아닌
호수가 되어
여름과 가을과, 봄과 겨울을
그릴 것이다.
살려고 발버둥 치는 메마른 참새 한 마리
기꺼이 물을 내어준다
해가 떠오른다
오늘은 가을,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