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e Park Aug 21. 2023

11일

매일의 위로

그곳은 시간도 공간도 촉각도 없다.

그곳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만질 수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정의 내릴 수 없다.

삶이 너무 바빠서 돌아보지 못하거나 모호해서 외면하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시간이 남을 때 다른 직업을 알아봤었다. 작업이 잘 풀리지 않았고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넷인데, 이제 셋째가 초등학생 1학년이 되면 더 바빠질 텐데 다니지도 못할 직장을 알아보며 돈을 조금 더 벌면 나아질까 생각했었나 보다.  

돌아보면 모든 현실의 행위들은 마음의 문제들로 비롯되어 나타난 것인데…

 나는 매일 나의 내면 속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했다. (주말은 쉬었다)

어린 왕자가 그린 구멍이 세 개 난 상자 속 어린양처럼 나는 상자를 그렸고 그 안에 나를 만났다.

그곳은 현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유독 지친 날에는 피로한 모습으로, 마음이 복잡한 어떤 날은 수많은 다른 나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고요한 그곳은 헛헛함과 불안과 쓸쓸함과 억울함과 초초함의 감정들을 멀리서 보게 했고 감정의 틈새를 메꿀 수 있었다.  

나는 나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집과 2분 거리의 교습소, 다자녀를 양육하며 남는 시간은 정말 얼마 없지만, 시간을 내 나를 위로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 모두가 앞으로 달려 나가는 불안한 사회에 아이들도 나도 덩달아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