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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하게 갑질하는 꼬인 상사를 만나다 (1)

속이 배배 꼬인 상사의 특징과 대처 전략

by 비행기모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삐딱한 사람이 있습니다. 좋은 의도로 말해도 부정적으로 해석해 버리며 상처 주는 말을 내뱉지요. 기본적으로 짜증과 불만이 많기 때문에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듭니다. 저도 이런 상사를 만났습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긴장되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습니다.


꼬인 상사 B 사무장의 특징

① 말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왜곡한다.

예시)

"식사하셨어요?"

"언제 적 얘기를 하는 거야? 나보고 죽으라는 거야?" → 이미 오래전에 밥을 먹었다는 뜻


② 명확하지 않은 지시

예시)

"이거 말고 저거 해.", "그거보고 알아서 갖다 줘.", 여기에 해."


③ 주눅 들게 만들며 가스라이팅

동료에게 쓰는 말 예시)

- "멀쩡히 잘 넣어놓은 걸 왜 빼? 그니까 내가 할 테니까 가라고 했잖아."

- "넌 옛날에도 그랬어. 여전하구나? 사람이 변하기가 쉽지 않아."

- "왜 이렇게 나랑 안 맞아? 내가 혼자 하는 게 낫겠다."

- "됐어. 그냥 내가 할게."


이렇게 B사무장은 상대방을 무안하게 만드는 무례한 화법을 씁니다. 당연히 본인은 모릅니다.

오히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내가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의심하게 되지요. 그에게 말을 거는 것도, 질문하는 것도 두렵습니다. 별 것 아닌 일로도 날카롭게 몰아세우니까요.

B사무장과의 비행 이후, 저는 호텔 방에 돌아와 즉시 제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기록했습니다.


내가 느꼈던 감정

① 불안함

- '또 나한테 상처 주는 말 하면 어쩌지?'

- ' 나보다 직급이 높은데, 나 일 못한다고 소문내면 어쩌지?'

② 긴장됨

- '지시를 잘 못 알아들어서 내가 그를 답답하게 만들면 어쩌지?'

- 'B사무장은 성격이 급한데, 나는 느린 편이라 업무 속도를 못 맞출까 봐 두렵다.'

③ 두려움, 막막함

- '또 뭘 지적받을까?'

- '또 어떤 걸로 화를 낼까?'

④ 원망

- '이 사람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 꼭 나여야만 했을까? 다른 동료 많은데 왜 하필 나일까..'



제 자신이 작아 보였습니다. 초라하고 한심해 보였습니다. 솔직한 감정을 적어보면서 제가 느끼는 감정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의 날카로운 화법과 성격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나를 문제아로 몰아가지 않는 게 이 상황의 대처 방법이라고 느꼈습니다.

앞으로의 대처 전략과 마인드셋도 적어보며 시뮬레이션도 해보았습니다.


나는 B 사무장에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① 내 행동의 이유나 명분을 당당히 얘기하자. 그가 비난할지라도 나의 합당한 명분만 있으면 된다.

- 무작정 쫄아서 말 못 하지 말자.

- "저는 ~라고 이해해서 ~ 했습니다.", " ~ 업무를 하느라 늦어졌습니다."

- "제 업무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죄송합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② 가장 친절한 답변을 들었을 때의 말투를 계속 써보자.

B사무장은 "제가 ~해도 되겠습니까?", "사무장님께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라는 허가를 득하는 말투

"그럼요.", "말 안 하고 나가도 돼요."라는 친절한 태도를 보임.


③ '저 사람은 꼬여있다. 무례한 사람이고, 나를 가스라이팅 하고 있다' 생각하자.
(화살을 내가 아닌, 그에게 돌리기)


④ 이해를 못 했거나 잘 못 들었을 때 물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 Q. 나는 그에게 물어보는 것을 왜 두려워하는가?

→ A. 그는 내가 물어보느라 일처리가 늦어지면, "됐어, 그냥 내가 할게." 하며 나를 포기하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 (그러나 이렇게 그가 일을 하겠다고 하면, 이득이라고 생각해 보자.)


⑤ 스몰톡으로 마음 열려고 노력하지 말자. 쎄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물어보는 질문에만 답하자.


B사무장 대처 전략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당당하게, 해피엔딩을 포기하고, 상황을 객관화해서 보자."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내 마음처럼 되지는 않겠지요. 오은영 박사님도 포기하는 금쪽이가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을 바꾸려는 노력, 그 사람이 나에게만 친절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내려놓아야 합니다.나는 그 사람과 잘 지내보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었을 때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게 되니까요. 그렇게 저는 마음의 감정 쓰레기통을 비우고, 돌아가는 비행을 위해 그와 다시 만났습니다. 과연 저는 무사했을까요?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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