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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이 알려주는 유형별 상사 대처법

직장 일보다 사람 관계가 힘든 당신을 위해

by 비행기모드

"일은 괜찮은데, 사람 관계가 힘들어.."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꼭 한 번쯤은 하는 고민입니다. 일과 대인관계가 모두 무난한 직장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대부분은 업무를 힘들어하거나 동료 간 관계를 힘들어합니다. 차라리 일이 힘들다면, 시간과 체력을 투자하거나 동료의 도움을 받는 등 방법이라도 다양합니다. 그러나 관계가 힘들 때는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하루에도 몇 번이고 '퇴사'를 고민하는 수밖에 없지요.


저 역시도 승무원 생활을 하며 다양한 성향의 동료를 만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승객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라고 추측하시지만, 승객보다도 동료와의 관계가 더 힘들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현장의 분위기, 인사평가를 잘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 선후배들 사이에 소문날 나의 이미지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지금은 저만의 경험과 데이터 베이스가 쌓이며 사람의 유형을 분류하고, 그에 맞는 대처법도 생겼는데요. 오늘은 저만의 유형별 상사 대처법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1. 도도한 공주님형

-특징:

① 손하나 까딱하는 것을 싫어함. ( '내가 이 나이에, 이 정도 위치까지 올라왔는데도 일 해야 해?')

② 새침하고 도도함. 누굴 봐도 내려다보는 듯한 '안하무인'격 태도

③ 자신의 권력을 과시함 ('나한테 잘 보이면 너도 좋을걸?')


-선호하는 후배 유형: "납작 엎드리는 비서 스타일"


-추천 스킬

① 나이 듣고 깜짝 놀라기

"과장님, 피부 진짜 좋으시네요.."

"에이, 왜 이래~ 40대야 나도~"

"네??? 40..? 40이요?? 헉.. 전혀 그렇게 안 보이세요.. 저 완전 충격받았어요, 지금."

"어머머?" (귀엽다며 내 볼 꼬집음)


② 화장품 정보 물어보기

"차장님, 립스틱 어떤 거 쓰세요? 컬러가 너무 예뻐요."

"이거? 내가 좀 이따 알려줄게."

후에 제품을 직접 보여주거나 제품명을 적어서 공유해 주심. 그녀의 은은한 미소와 함께.


③ 커피, 음료, 식사 미리 챙기기

"잠은 좀 주무셨어요? 커피 한잔 드릴까요?"

"식사하셨어요?"

도도한 공주님들은 자신의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미리 챙겨주길 바랍니다. 그녀가 필요하다고 하기 전에 먼저 케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쉽게 사랑받을 수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도도한 공주님형 상사가 바라보는 본인은 20대 리즈시절입니다. 예쁘고 화려한 20대를 보냈던 나~권력까지 얻은 지금의 나~ 에 취해있다 보니 '안하무인'격 태도가 나옵니다. 나이가 들었어도 그 사람의 마음속에는 '그 시절 화려했던 나'의 모습을 잊기 힘듭니다. 인정 욕구를 채워주세요. 그녀는 여전히 예쁘고, 젊고, 공주님 같다며 인정해 주며 맞춰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후배 입장에서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주님 유형은 단순합니다. 칭찬과 인정만 있다면, 나의 회사 생활도 확연히 편해질 수 있습니다.


2. 기존쎄형

-특징:

① 수직 관계 철저 (기강 잡기를 선호함)

② 실수가 있을 때, 후배 잘못으로 몰아가려고 함.

③ 강약약강. 선배에게는 잘하나 후배는 찍어 누르려고 함.

④ 감정 기복 심함. 그러나 뒤끝은 없음.


-선호하는 후배 유형: "원래 아는 사이거나 일을 미친 듯이 잘하거나"

① 학연, 지연, 혈연으로 엮인 관계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인 경우, 자신의 이미지 관리가 필수적이므로 잘해줘야 하기 때문)

② 빠릿빠릿하게 일하는 후배


-추천 스킬

① 혼났을 때, 절대 기죽지 않기.

대답, 표정, 혼난 이후의 행동은 무조건 더 씩씩하게. 아무런 타격이 없다는 듯 강철멘털을 보여줘야 함.

② 한번 말한 내용은 되묻기 X, 까먹고 안 지키기 X, 사소한 것도 무조건 보고

③ 간식(빵, 과자, 젤리, 초콜릿 등) 선물하면 은근히 좋아함


회사 생활에서 후배를 가장 힘들게 하는 상사 유형입니다. 언제 변할지도 모르고, 어떤 부분에서 화를 낼지 몰라서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본인의 기세에 상대가 졸았는지를 기가 막히게 파악합니다. 자신의 기세에 휘말릴수록 즐기면서 후배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쫄지 말고 당당하게 대응하세요. 그게 어렵다면, '그러거나 말거나' 생각하면서 사랑받을 욕심을 내려놓는 게 정신 건강에 훨씬 좋습니다.

어차피 이런 인성의 소유자라면, 다른 동료들에게도 평판이 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3. 월급루팡형

-특징:

①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부담스러워함.

② "편하게 해~ 편하게~", "됐어~ 그냥 해~"를 자주 말함.


-선호하는 후배 유형: "융통성과 유머를 겸비한 친구 같은 스타일"

-추천 스킬

① 하지 말라는 것은 진짜 하지 말기

② 매뉴얼 언급하면서 오버하지 말기

(업무상 문제가 되거나 불법이 아닌 경우, 못 본 척.. 흐린 눈..)

③ 같이 하자고 하는 거 하면서 심심하지 않게 해 주기


후배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사 유형입니다. 기강 잡는 데 힘 빼지 않고, 일할 때 본인도 편하고 남들도 편한 것을 선호합니다.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어서 좋으나, 실수가 생겼을 때 방어할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리더가 편하게 일하는 것을 추구하다 보니 주니어들도 설렁설렁 일하게 되면서 예기치 못한 실수도 발생합니다. 상사의 감정으로 인해 눈치를 보기보다는 어디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매뉴얼과 어긋나는 부분은 어디인지에 촉을 세우고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대비해야 합니다.


4. 과묵형

-특징:

① 반응이 없음. 대답도 없고 스몰톡도 없음. 피드백도 없음.

② 본인은 아무렇지 않아 하나 같이 있는 후배들은 눈치 보고, 답답해함


-선호하는 후배 유형: "성실함. 부지런함. 묵묵함. 1980년대 인재상 추구"


-추천 스킬

① 업무 매뉴얼 준수, 데드라인 준수

② 피드백이 없기 때문에 FM대로 일하는 것을 추천

(피드백이 없다 = 내 실수나 약점에도 내가 책임져야 한다.)

③ 근태 관리만 철저히 해도 반은 간다.

④ 일단,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살기.


'잘하고 있다는 거야? 잘 못하고 있다는 거야? 아니, 반응이 있어야지..'

남들이 보기엔 좋은 상사처럼 보이지만 같이 일해보면 속 터지는(?) 유형입니다. 피드백도 없고, 칭찬도 없고, 혼내는 것도 없고, 스몰톡도 없습니다. 같이 있을 때 정적만 흐를 뿐이지요. 어색한 공기에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후배 입장에서는 진땀이 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런 과묵형 상사 유형은 '기본'에 충실한 1980년대 인재들을 좋아합니다. 근태, 매뉴얼, 데드라인만 잘 지켜도 눈 밖에 나지 않습니다. 무관심한 과묵한 상사와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지도 말고, 묵묵히 내 할 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 모습이 길어지면, 신뢰가 쌓일 것이고, 과묵형 상사가 먼저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그때 서서히, 조금씩 가까워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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