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투, 고치면 피드백이 통합니다"
직장에서 동료나 후배와 함께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피드백(feedback)을 주고받게 됩니다. 항공사 객실 승무원인 저 도 모든 업무를 팀워크로 진행하다 보니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일상이 되었는데요.
저는 매달 40명 정도의 새로운 동료들과 일하면서 피드백의 내용, 유형, 방식 또한 다양하게 접하고 있습니다. 어떤 피드백은 '나는 왜 이걸 이제야 알게 됐을까?' 생각이 들 만큼 유익하고 성장의 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피드백이 마음의 상처가 되어 한동안 의욕을 잃고 힘들어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드백을 줘야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 않고 피드백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요?
주니어 입장에서 선배에게 피드백을 받게 된다면, 긴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니어 입장에서는 선배의 입이 떨어지는 그 순간부터 '내가 뭘 잘못했나?', '큰일 났다, 나 혼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스칠 때가 많은데요. 심리적으로 긴장하고 얼어있게 되면 정작 중요한 피드백의 내용은 한 귀로 흘리게 됩니다. 실수를 한 자신의 모습과 선배에게 혼나게 된 자신의 감정에 집중을 하게 되지요.
그래서 "지금 이런 실수를 했는데, 그럴 수 있죠." 라는 공감 섞인 첫 문장을 듣는다면 조금은 안심을 한 상태로 피드백 내용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을 주는 선배 또한 과거에 비슷한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주니어 입장에서는 안도하는 감정을 느끼고 약간의 자신감을 얻습니다. 실수로 인해 막연히 좌절하고 의욕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선배처럼 지금의 실수나 약점을 극복해 봐야겠다는 동기부여도 얻고요. 주니어가 실수를 했을 때, 가장 두려워하며 하는 생각은 '내가 한 실수가 역사적으로 처음인 역대급 사건인지?' 일 것입니다. 그럴 때,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나도 과거에 그런 실수를 했었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지금 잘못된 것은 ~이러한 점이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 방법을 쓰는 게 효과적이야."라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준다면, 동료와의 관계가 가까워지면서도 피드백의 효과는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위의 두 문장을 말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하면 좋을 것 같아요."와 같은 부드러운 화법을 사용하며 이유까지 언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를 얘기해 준다면 피드백을 주는 선배의 의도를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어 피드백을 업무에 적용하기도 쉬워집니다. 또한 선배가 나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성장을 돕기 위해 피드백을 주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됩니다.
반면, 피드백을 줄 때, 다짜고짜 "ㅇㅇ씨, 이 업무는 이렇게 해주세요." 혹은 "ㅇㅇ 씨, 이건 왜 이렇게 한 거예요?"라는 식의 소통을 한다면, 피드백을 받는 상대 입장에서는 주눅이 들거나 반감이 들기도 합니다. 조금의 격려가 필요해 보일 때는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라는 말로 운을 띄어도 좋습니다. 부드럽고 부담 없는 화법으로 피드백을 전달한다면, 상대 역시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고 인간적으로도 그 선배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ㅇㅇ씨, 이거 이렇게 했어요? 저 이런 사람 처음 봐요." (X)
→ "ㅇㅇ 씨, 아직 업무가 많이 서툴죠? 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건 이렇게 수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격려+ 공감+ 수정 방향
"ㅇㅇ 씨, 이 부분 고쳐서 보내주세요."
→ "ㅇㅇ씨,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그런데 보내주신 자료에 23p는 ~ 이 문장으로 수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부분에서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격려+ 고쳐야 할 부분을 명확히 언급+ 이유
피드백은 수직적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평가가 아닙니다. 서로의 성장을 돕기 위한 대화입니다. 말 한마디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엇나갈 수도 있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며 부드러운 말로 피드백의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해 보세요.
피드백을 통해 서로를 더욱더 신뢰하고 의지하며 함께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존중을 표현하며 피드백을 전달했을 때, 수용자는 그 피드백을 더 유익하고 공정하게 받아들이고 방어적 반응을 줄였으며, 피드백 제공자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아졌습니다.”
— April R. Trees & V. Munoz, Earning Influence by Communicating Respect: Facework and Instructional Feedback, Communication Education, 2009, Vol. 58(3), pp. 397–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