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게 자랑스러워지는 선배, 뭐가 다를까?
저와 J사무장님과의 특별한 인연은
몇 년 전, 크리스마스에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신입 승무원 시절이던 해의 크리스마스 이브날,
J사무장님과 저는 같이 비행하게 되었는데요.
J사무장님을 예전부터 좋아하며 따랐기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서 드렸습니다.
저만의 소소한 마음 표현이었지요.
그런데 1년이 지난 그다음 해의 크리스마스 때,
J사무장님께서 저에게 먼저 연락을 주신 겁니다.
"메리크리스마스! 작년에 받았던 감동을 올해에는 내가 주고 싶어서.. 올해는 내가 산타가 되어줄게."
제 작은 마음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해 주시는 J사무장님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며칠 전, J사무장님을 사석에서 만났는데요. 여전히 다정하고 친절했던 사무장님의 말습관을 소개합니다.
① "바빴을 텐데 시간 내줘서 고마워"
② "맛집이랑 카페 알아봐 줘서 고마워.
다음부터는 나도 꼭 같이 찾을게."
③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
④ "내가 준 선물 좋아해 줘서 고마워."
⑤ "자주 못 만나도 잊지 않고 연락해줘서 고마워."
J사무장님이 저에게 해주신 감사표현입니다.
한참 어린 후배인 제가 먼저 연락을 드리고, 약속 장소를 잡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J사무장님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 언급하시며 감사 표현을 잊지 않으셨지요. 별것 아닌 행동을 했지만, '별것'으로 여겨주며 고마워해주는 사람을 만나니 마음이 부드러워졌습니다. 회사에서 J사무장님과 비행하길 기다리는 후배들이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요?
- 식당에서
"너무 맛있다! 여기 음식 완전 밥도둑이네!"
-길 찾을 때
"나도 지도 같이 볼게!"
-회사 얘기할 때
"ㅇㅇ은 항상 좋은 사람들만 만났으면 좋겠다."
-추억 얘기할 때
"저번에 준 선물은 너무 감동이어서 우리 집 장식장에 넣어뒀어. 자주 보려고!"
-헤어질 때
"오늘 만나서 너무 힐링했어. 자주 만나면 좋겠다."
"춥겠다! 날씨 추우니까 얼른 들어가!"
J사무장님의 상황별 말습관입니다. 기온 영하 8도인 극강의 추운 날씨에 만나도, 힘들게 찾아간 카페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찾아와도 긍정적인 말습관은 변함없었습니다. 한결같이 다정했고 친절하셨지요.
덕분에 시간을 함께 보내는 제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J사무장님이 직장 상사라는 것도 잠시 잊은 채, 깊은 속마음 이야기를 털어놓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얘기를 꺼내도 따뜻한 말이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사람의 마음을 여는 가장 강력한 열쇠는 '다정한 말'임을 직접 체감했습니다.
누군가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 사람을 만나고 돌아왔을 때,
제 기분을 보며 가늠합니다.
그 사람과의 만남이 머릿속에 그려질 때 은은한 미소가 번지고 또 만나고 싶다는 설렘이 생기면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합니다.
반대로 '나 뭐 실수한 거 없나?' 하며 계속 자기 검열을 하거나 상대의 말과 행동에서 '툭'하고 걸리는 포인트가 있다면, 다시 만나려고 애쓰지 않지요.
J사무장님과의 만남은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
정말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는 생각에 감사했고, 나 또한 이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긍정적인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왔습니다.
유독 추운 12월에 만났지만,
마음은 가장 따뜻했던 하루를 오래 기억할 듯합니다.
날이 많이 춥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말로 주변에 온기를 전해 보세요!
[▼ 회사에 적이 없는 승무원 선배의 말습관 1편]
https://brunch.co.kr/@airplane-mode/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