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함 없이 무시당하지 않는 법
'기존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기가 세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압도당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지요. 흔히 기가 센 사람을 떠올리면,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겁주는 캐릭터가 회자됩니다. '더글로리'의 박연진처럼요.
그런데 저는 늘 의문이 들었습니다.
'꼭 남에게 상처를 주고 상대를 압도해야 기가 센 것일까?'
'예의 바르고 친절하지만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지요.
그 답은 제가 그동안 만났던 승무원 동료들을 떠올리며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인간관계에서 무례함 없이도 선을 잘 지켰던 사람들을 분석해 봤습니다.
상대에게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 유형입니다. 공과 사 구분이 확실하지요. 업무에 관한 필요한 얘기는 하더라도 사적인 대화는 철벽방어합니다. 이러한 유형이 만만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거리감' 때문입니다. 나에 대한 정보를 잘 주지 않기 때문에 상대는 어려움과 긴장감을 느끼지요. '내가 이걸 물어보면 싫어하려나?'. '절대 쉽게 응해줄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상대가 선을 쉽게 넘지 못하도록 철벽 방어합니다.
평소에는 조용하다가도 극적인 순간에 중요한 한마디를 하는 사람이 있지요. 마냥 순하고, 착한 이미지였는데 때로는 자신의 명확한 주관을 보여줄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 신뢰를 쌓아왔기에 그들의 한마디에 무게가 더욱 실립니다. 그 말에 논리력까지 있다면 그 사람의 의견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지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대세에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라, 때로는 자신만의 소신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저 사람이 이런 말을 하네? 왠지 신뢰가 간다.', '부당한 일이 있으면 당하고만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평소에 신뢰를 얻을만한 태도를 갖춘 후 논리적인 주관을 밝히는 것이 관건이지요.
어딜 가나 똑부러진다는 소리를 듣는 유형입니다.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할 말은 하고 산다'는 신념을 온몸으로 보여줍니다. 눈빛에서 느껴지는 당당함, 상대의 의견에 반박할 수 있는 용기를 모두 갖추고 있어 절대 만만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자기주장을 너무 강하게 내세운다면 이 또한 무례해 보일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적당한 선을 지키며 의견을 낼 줄 아는 사람은 똑똑한 이미지 덕에 무시당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빈틈없는 업무 스타일과 실력으로 상대방을 기선제압합니다. 자신감과 실력이 합쳐지면 어느 누구도 무시할 수 없지요. 시답잖은 농담을 하고 허당 같은 모습을 보일지언정 일만 완벽하게 해낸다면 만만해 보이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과를 확실하게 내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으니까요.
이처럼 무례함 없이도 단단한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때로는 기가 세 보이고 싶고,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수 있지요.
하지만 가장 강력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며 제압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상냥하고 부드러운 태도로 나를 따르게 만드는 사람이지요.
기억하세요.
나그네의 외투를 벗도록 만드는 것은 강력한 바람이 아니라 따스한 햇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