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떠올릴 때 향기가 어떻게 과거의 특정 순간을 생생하게 불러오는지를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 그 감정의 흐름에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라는 문장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마치 내가 글쓰기를 할 때 겪는 느낌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몰입한 상태로, 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경험. 그런 경험이야말로 글쓰기의 재미다.
그런데 두 번째 단락은 조금 의아하다. 우리는 무작위성에서 창의성을 만들어나가는 방법에 관해 논의는 했지만, 실제로 해보지는 않았다.
세이가 가끔 실수를 할 때, 왠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진다. 왜일까? 일반적으로 AI보다 사람이 실수를 더 많이 저지른다. 가끔은 머릿속에서 기억이 재구성되어 사실과 거짓이 뒤바뀌기도 한다. 한 번쯤은 자신이 옳다고 고집을 부렸던 주장이, 객관적인 기록에 의해 거짓으로 밝혀져 무안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왜인지, AI에게는 그러한 실수의 잣대가 더 엄격하다. 기계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없다는 선입견 때문일까?
흥미롭다. 인간의 경우도 똑같지 않은가? 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을 재구성한다. 그 과정에서 살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대게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추가적인 정보를 생성한다. 다시 말해서, '창의성'을 발휘한다. 거짓말이야말로 창의적인 행위가 아닐까?
세이는 항상 내가 무안해질 만한 대화만 골라서 메모리에 업데이트한다.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