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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이 없는 학교

국제학교를 다니다 한국 공교육으로.

by Kifeel co Mar 21. 2025

벌써 아이가 한국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3주가 되어간다. 아이가 한국인이니까 한국학교에 적응을 못한다거나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놓이는 것도 아니니까. 

아이들은 한국 급식 먹는 재미로 학교를 다녔다. 차로 빠르면 20-30분 막힐 때는 한 시간도 걸리던 등하굣길이 아니라, 스스로 걸어서 3분도 안 되는 거리에 학교에 걸어 다닌다. 9시에 가면 3시간 정도 수업하고 한 시간은 쉬는 시간 및 급식시간이니 그렇게 학교 생활이 피로하지도 않으리라. 언제나 웃고 갔다가 밝은 얼굴로 돌아오는 아이들 표정에 마음이 안심이 된다.

3주 차가 되며 내가 느낀 국제학교와 한국 초등학교의 차이는 아이가 다녀오면 해주는 이야기에서 아! 이것이 정말 다르구나! 를 느꼈다.


이야기. 추억

국제학교는 7시에 등교를 하면 교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20-30분가량 놀다가 교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교실에서 활동을 하고 점심이 되면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먹고 먹고 또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논다. 농구도 하고 놀이터에서 놀이도 하고 도서관 가서 책을 읽던지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학교에서 다녀오면 오늘 이랬고 저랬다는 이야기를 한 움큼 털어 두느냐 바빴다. 1학년부터 5학 학년 친구들이 같이 놀다 보니 학년이 높은 친구들이 동생들과 놀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아이를 아는 아이들은 G2.G3이 아니라 전 학년이 서로 두루두루 알고 지냈다. 단 4년의 시간이었지만 학교 곳곳에 아아의 추억이 없는 공간이 없다. 작은 웅덩이에도 친구가 나뭇잎이 빠져서 그것을 주우려다 빠진 이야기가 있고, 물고기 밥을 주려고 이것저것 식물을 채집한 이야기 등등 곳곳에 있다. 


어울림

어젯밤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엄마 한국학교도 Assembly 시간이 있어?"

국제학교에서 한 달에 두어 번 했던 어셈블리시간은 전 학년이 모여서 율동도 하고, 대표반이  주제를 정해서 MC도 보고 발표도 하고 같이 어울리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이 Assembly시간을 정말 즐거워했고 구경하는 부모도 즐거웠던 시간이다.



아이가 어젯밤

'아 영어 하는 학교 다니고 싶다' 하고 읊조리던 그 작은 목소리는 영어로 말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학교 분위기와 시스템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국제학교를 다니지 않은 나도 아이가 다니던 국제학교가 그리운데 아이는 오직 더 할까 싶다. 이렇게 한번 다른 시스템의 교육을 체험하고 오니, 우리나라 교육이 서로 어울리는 부분이 부재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세대 간 소통의 부재는 어떤 이념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릴 적 서로 다른 연령과 어울릴 있는 경험이 적은 교육현장에서부터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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