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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Jul 30. 2024

점진적 길 찾기

한 번의 선택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나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나


삶에 변화가 많은 요즘이다. 올해 초에는 이직을 그리고 몇 주 후에는 갑자기 이사를 가게 됐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서울이 아닌 낯선 곳의 호텔이다.


시작은 이직이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이직을 해보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곳에는 합격하지 못했고 나를 원하는 곳은 조건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 소개로 회사 면접을 보고 새 회사로 출근하게 되었다.


직장이 달라지자 출퇴근이 문제가 됐다. 원랜 내 직장과 가까운 거리에 집이 있었고 남편이 고생스럽게 출퇴근을 했었는데 내 직장이 멀어지자 둘 다 거리가 먼 곳으로 출퇴근하는 비효율적인 삶이 시작되었다. 교통비나 시간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우리 두 부부가 퇴근 후 너무 지쳤다. 이건 아닌 것 같아 집을 내어 놓았는데 몇 달간 아무리 해도 집이 팔리지 않다가 갑작스레 집이 팔렸다. 그리고 우리 집에 들어올 사람들의 이사 날짜가 너무 빨라서 집을 급히 비워주어야 했다.


주말마다 집을 보러 다녔고 2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입주할 집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너무 정신이 없었다. 집을 구하는 과정도 만만치가 않았다. 우선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잘한 실수들이 있었는데 그게 우리 부부의 마음고생의 시작이었다.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주변사람에게 물어가며 신중하게 행동할 걸 후회가 막심했다. 부랴부랴 어떻게든 계약을 마무리했는데 또 다른 복병이 나타났다. 대출이 안 나오는 거였다. 마음을 놓았다가 긴장했다가를 반복하던 몇 주가 흘러갔다.


‘진짜 잘하고 있는 거 맞나?’


하루에 몇 번씩 롤러코스터를 타는 시간 속에서 나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사라져 갈 무렵 나는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리고 답이 나오지 않자 남편에게 물었다. 롤러코스터 옆 자리에 앉은 남편이 말했다.


“모르지. 그건 나중에 가 봐야 알겠지. 그래도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중엔 제대로 가서 결과를 잘 낼 수 있을 거야. 그때 비로소 선택의 결과를 알게 되겠지.”


성공이란 순간의 선택이 아닌 점진적 완성인 거다. 지금은 조금 괴롭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 번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일도 이사도 개인적인 또 사회적인 일들도 한 번의 선택이 아닌 점진적 완성이니 조금 더 여유를 갖고 한 발짝씩 내딛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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