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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작가 Aug 07. 2020

살림만하던 주부가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

책은 나를 나답게 살아가는 원동력이었다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헝클어진 머리, 축 늘어진 수유복과 펑퍼짐한 바지, 생기 없는 얼굴빛과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

낯선 사람이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나의 시간은 '아이'중심으로 맞춰져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듯했다.

나의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고 남의 일로만 여겨졌던 산후우울증을 겪게 되었다.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과거의 행복했던 추억을 갉아먹으며 현재의 상황을 회피하고 싶었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나 자신을 내 안의 좁은 세상에 가둬두었다. 그렇게 나의 자존감은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


나의 존재감을 잃어가던 때, 정신이 번쩍 들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건 이후,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으리  굳게 다짐하게 되었다. 그리고 꺼내들은 건 한 권의 책이었다.


" 꿈이 뭐예요?"  "하고 싶은 게 뭔가요?"
혹시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겠다면 일단 책을 읽으세요. (...)
책을 읽는다는 건 나를 읽는다는 거예요. 나의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열심히 살다가 멈춘 사람이든,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이든, 책을 읽다 보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발견하게 될 거예요.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중에서


학창 시절에나 꿈을 생각하며 살았었지, 결혼을 하고 평범한 주부로 지내는 동안에는 나의 '꿈'이라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 내 삶의 주체를 '나'가 아니라 그저 배우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중심이 된 삶이었다.

아내와 엄마의 역할에 충실히 하며 살고 있었지만 왠지 모를 허무함과 공허함이 들었다.

겉으로는 강인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우울함과 슬픔이 가득했다.

그 감정들을 그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꾹꾹 눌러 담기만 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잃어버리고 살고 있었다. 내 삶에 진정한 '나'의 모습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꿈은?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지?"

 내게 질문을 던진 그 날,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루, 이틀, 사흘... 생각할수록 더 답답해지기만 했다.

그리고 남도 아닌 '나'에 대한 질문에 답도 찾지 못하는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잃어버린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나의 내면을 단단하게 확장시켜나갔다.

그리고 머릿속에 엉켜있는 떠도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을 글로 써내려 갔다.

가슴속에 담고 있는 슬픔을 꺼내어 놓는 일. 그것이 우선이었다.

내가 왜 이리 자존감이 낮아졌는지, 내 안의 슬픔이 얼마나 존재하고 있는지.

나를 보살필 시간이 필요했다.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그동안 찾지 못했던,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꿈이 생긴 것이다.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 힘이 되어주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작가가 되는 상상만 해도 설레고 흥분되었다.  


일단 나를 믿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미지를 상상하면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게 인지하게 되는데, 심상화를 할 때 RAS(뇌의 망상 활성계)는 대뇌를 각성시킨다.       
                               <나는 된다 잘 된다>중 에서


하루의 시작과 끝은 이미 이룬 것처럼 긍정 확언을 쓰며 작가의 꿈을 명확하게 상상하며 그려나갔다.

간절히 원하는 것에 집중하면 그것을 끌어당기게 된다고 하더니, SNS의 피드를 통해 우연히 브런치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때부터 작가로 입증할 수 있는 플랫폼인 브런치에 나의 글을 쓰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이미 작가가 된 것처럼 브런치 작가의 서랍 속에 한편, 두 편, 틈날 때마다 글을 쓰고 저장해두었다.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고, 또다시 글을 쓰는 작업을 반복하였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서야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였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나는 간절히 원하던 '작가'가 되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날 밤, 살림과 육아를 하며 나의 존재감을 잃어가던 예전의 나를 돌아보았다.

주부가 집에서 책을 본다고 하면 어떤 이는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책이냐고 한심하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순한 취미활동으로만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독서는 나를 찾아가는 '절실함'과 꿈을 향한 '간절함'이었다.


한 권의 책을 꺼내 들었던 그 날로부터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 그 날,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졌던 그 날, 하고 싶은 일이 생겼던 그 날, 꿈을 향한 과정을 지내온 그 날.


수많은 그 날의 과정들이 모여 비로소 나의 꿈을 이룬 삶이 되었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주체성을 찾게 된 것이다.

나를 나답게 살아가는 원동력은 바로 '책'이였다. 책을 통해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내 안의 갇힌 틀에서 벗어나 세상과 마주하며 나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 내가 주체가 되어 살아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남에게는 관심은 많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무관심하다.

특히 내면의 진실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 자신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그리고 나를 잘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도 나 자신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나 스스로 찾아야 한다.

찾다 보면 그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뜻대로 행복할 수 있는 자유.

그것이 인생의 진실인 것이다.


나는 나를 믿는다! 5년 뒤의 내 모습을 그려본다.  베스트셀러! 믿고 보는 작가!

3년, 1년, 6개월... 단계적으로 변화되는 현재의 과정들을 조각난 퍼즐처럼 끼워 맞추다 보면 멋진 미래가 완성될 것을 확신한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듯이 나는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써내려 간다. 나를 위한 여정은 계속된다.

더 이상 지나간 회색빛의 과거 속이 아닌, 오색찬란한 빛나는 나의 미래를 위해 오늘을 가슴 설레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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