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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그림 Aug 29. 2020

8월 <일상의 순간> 그림 이야기



여름밤 열대야의 네온사인과 전화





8월의 그림은 여름밤 열대야의 네온사인과 전화를 주제로 그려보았어요.

연초에 이 시리즈를 시작하겠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8월에는 무더위에 잠들지 못하는 여름밤을 그려야겠다고 정해두었었어요.

평소에도 늦게 자는 생활을 지내고 있지만 더위가 심해지는 여름에는 유독 더 밤늦게까지 깨어있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이번 그림들은 여름에 잠들지 못했던 밤을 기억을 바탕으로 그려보았어요.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길어진 전화>, <늦은 밤 동안 이어지는 전화>, <심야의 공중전화>



여름밤 열대야가 주제였어서, 이번 시리즈 그림들의 시간들도 어둑어둑한 밤으로 설정했어요.

배경이 밤인걸 나타내기 위해 각 그림마다 다른 네온사인이 등장했어요.

그림의 배경에 네온사인을 그려 넣은 것은 처음인데, 빛 번지는 부분이나 형광빛으로 빛나는 부분을 그리는 게 이번 작업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이었어요.

네온사인의 불빛이 여기저기에 비쳐서 각 사물에 색이 물드는 걸 그리는 걸 신경 써서 그리는 것도 즐거웠어요.




이번 그림도 수작업으로 다 그린 후, 디지털로 후 작업을 했기에, 밝은 버전과 어두운 버전, 두 가지로 감상할 수 있어요.

어두움의 차이로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져서 두 가지를 나란히 두고 번갈아가며 보는 게 즐거운 시리즈예요.


여름은 다른 계절보다 레트로를 꿈꾸기 좋은 계절인 것 같아요.

8월의 시리즈에서는 여름밤이 주제였던 만큼, 여름 특유의 들뜨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레트로 한 느낌을 넣어봤어요.

공중전화 부스나 전화기뿐만 아니라, 알록달록한 줄무늬 티와 벽지에 붙은 레코드판, 비디오테이프 등 다양한 소품들을 그려서 레트로 한 느낌을 내보았어요.

소품들로 레트로 한 분위기를 가장 많이 표현한 건 두 번째 그림이에요. 포스터에도 어릴 적에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과 그 장면과 관련된 주제들로 포스터랑 스티커를 그렸어요.








이번 그림에는 네온사인뿐만 아니라 전화기도 등장했어요.


핸드폰이 없었던 어릴 때에는 전화를 걸기 위해서 공중전화를 찾아가기도 했고, 친구랑 밤늦게 통화하겠다고 선이 닿는 곳까지 끌어와서 밤새 내내 통화를 했었어요.  

집에도 전화기를 두지 않는 요즘이라, 전화기를 찾아본 것도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아요.





3가지 그림마다 각각 다른 전화기를 그려보았어요. 공중전화 부스부터 집에서 사용하는 전화기까지 어떤 전화기를 그려 넣을까 고르는 재미도 있었네요.


알록달록 여러 색들의 전화기가 있지만 3가지 그림에는 전부 빨간색의 전화기를 그렸어요.

처음 시리즈를 계획했을 때에는 그림마다 다 다른 색으로 그려볼까 고민했어요.

어렸을 때 자주 찾아갔던 공중전화 부스는 하늘색이었지만, 여름 열대야의 느낌에는 빨간색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고민 끝에 빨간색으로 결정했어요.



그림에서 잘 표현됐는지 지금도 고민인 부분은, 네온사인과 전화기를 연결한 부분이에요.

주제를 정할 때에 달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에서 밝게 빛나는 네온사인을 통해서 연결된 전화를 메인으로 잡았던 터라,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림에서는 전화선과 네온사인을 연결해주는 것처럼 보이게 둘을 이어주는 선을 그려보았어요. 다만,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림과는 다르게 세 번째 그림에서는 네온사인은 쇼윈도 안, 전화기는 부스 안이라는 분리된 공간이라 이어주는 표현을 못했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네온사인에 따라서 전화가 연결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정적이고 평면의 그림에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연구할 시간이 조금 적었던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이나 모션 일러스트 방식으로 제작해보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작업들입니다.










지난 7월 그림에 이어서 8월의 그림에도  초록 풀을 한가득 그려본 것 같아요.

더운 열대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야자잎이나 몬스테라 같은 식물들을 그렸는데, 지난 시리즈와 다른 분위기의 그림들이라 다르게 표현해보는 것도 재밌었어요.


장마와 태풍에 폭염까지 덥고 습하고 힘든 8월이라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8월의 끝자락이네요 : )


8월의 그림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9월 시리즈로 찾아올게요.




https://m-grafolio.naver.com/works/1611050

https://m-grafolio.naver.com/works/1621856

https://m-grafolio.naver.com/works/163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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