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은 어느 날

두 번째 프로젝트-3

by yung



오이는 엄청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햇볕과 물을 잔뜩 머금고 커져가는 잎과, 꼬불꼬불한 오이 손이 지지대를 잡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한없이 기뻐진다!


무럭무럭 자라는 잎_7.20




방충망까지 뚫어버리는 기개에 어느 날은 놀라며 흡족하기도 했다. 이제 열매를 맺으려면 비료를 주어야 한다. 냄새가 나지 않는 알비료를 인터넷에서 구매해서 뿌려주었고,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약도 함께 구매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뿌려주었다.


방충망까지 뚫어버리는 생명력_7.26




그러자 상상조차 못 하게 빠른 속도로 자라났고, 줄기는 점차 굵어졌다. 이렇게 얇은 줄기에서 어떻게 열매가 달릴까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비료에서 영양분을 쏙 빨아먹고 튼튼하게 자라났다!


오이 성장기_7.26-8.3




계속해서 잘 자라기만 한 건 아니었다.

햇볕에 타들어가거나, 병들어 하얀 점이 생긴 잎들이 있어서 수시로 솎아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줄기 사이에서 뾰롱하고 무언가가 나타났다.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_8.8




곳곳에서 수꽃과 암꽃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연하디 연했던 줄기가 이제는 까슬해지고 단단해져서 손으로 끊어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여기는 오이정글_8.11-12






한 달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쑥 자란 키, 두껍고 거칠어진 줄기.

존재감을 날로 날로 키워가는 오이를 볼 때면

뿌듯함과 동시에 나도 이렇게 매일매일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것을 꼭꼭 씹어 삼키고,

마음의 힘을 단단하게 키워나가는 사람


몸과 마음이 병들어도,

다시 파릇파릇한 새순을 돋아낼 수 있는 회복력을 가진 사람


때때로 작은 파도에도 세차게 흔들리는 나이지만,

쉽게 꺾이지 않고,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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