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 동물이 나왔다

2024.2.15.

by 친절한 James


"아빠, 오늘도 꿈을 꿨어요."

"그래, 이번엔 어떤 꿈이었니?"

"숲길을 걷고 있었어요.

높은 나무가 많았는데

위에서는 햇살이 비스듬히 내려왔어요.

앞에서 황금색 코끼리가 다가와

긴 코로 나를 안아 등에 태웠어요.

무지갯빛 호랑이도 옆에서 같이 걸었고

보라색 원숭이는 나무를 타며 따라왔죠.

아, 커다란 분홍색 사슴도 있었어요.

빨주노초파남보 색색이 새들이

머리 위에서 춤추며 노래 불렀어요.

정말 기분 좋은 꿈이었어요."

"와, 우리 아들 정말 멋진 꿈을 꾸었구나.

영상으로 봤다면 더 멋졌을 것 같아."

"네, 잠을 깼는데 아쉬울 정도였어요.

그런데 왜 이런 꿈을 꾼 걸까요?

어제 도서관에서 본 동화책 내용들이

꿈으로 나타난 걸까요?"

"그럴 수도 있지. 꿈이라는 건

우리 생각과 느낌을 잠을 자면서

기억으로 정리하며 나타나는 거니까."

"꿈이 미래를 예견하기도 하나요?"

"그런 이야기가 있지.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증거 '없음'이 '없다'의 증거는 아니란다."

"과학이라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바뀔 수도 있던데요.

지동설도 있고 비행기도 그렇고요."

"맞아, 우리 아들 똑똑하구나.

현재 옳다고 하는 것도

새로운 발견에 따라

오답이 되기도 하지."


L은 아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이제 7살에 접어든 그의 아들은

호기심이 왕성했다.

질문도 많았고 알고 싶은 것도 많았다.

L은 아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잠을 자면서 꾸는 꿈 하고

하고 싶은 꿈 하고는 다른 거예요?"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지."

"정말요?"

"우리 아들이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 꿈을 계속 생각한다면 잠자면서도

그 꿈이 꿈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

"그럼 꿈을 이루려면 어떻게 하면 돼요?"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고,

다들 생각하는 이런 방법이 있지.

그런데 무엇보다 마음이 중요하단다.

잠재의식이란 말 들어봤니?"

"네, 만화 인문 시리즈에서

심리학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거기서 본 것 같아요."

"잠재의식에 무언가를 심는다면

쑥쑥 자라나 몸과 마음을 지배한단다.

땅에 풀이나 나무를 심는 거랑 비슷해.

이때 반복과 시각화라는 방법이 쓰이지.

우리 아들, 광고 본 적 있지?"

"네, 요즘엔 맞춤형으로 한 번이라도

검색한 내용은 이미지나 영상으로

계속 보이게 한다고 했어요."

"그래. 광고는 사람의 의식적인 판단을

건너뛰어 잠재의식 속으로

바고 파고든단다.

뭐, 일종의 최면 같은 거라고 할까.

보거나 듣는 사람을 혹하게 만들지.

그래서 광고를 만든 이들의 의도대로

소비를 하게끔 유도한단다.

"그럼, 그건 속이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

생각하지만 대부분 지금껏 살아온 대로,

한마디로 습관 따라 살고 있어."


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L은 한번 시작인 이야기를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아들이 잘 이해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아빠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행동의 거대한 뿌리는

바로 이 잠재의식이라고 할 수 있지.

우리는 항상 의식적인 생각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단다.

의식적인 마음은 무의식에 심어질

씨앗을 고를 수 있지.

무의식에는 무엇을 키우든 잘 자란단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우리는 하고 싶은 거, 되고 싶은 걸

그림으로 그리는 꿈을 꾸고

그 꿈을 계속 그려나가면 돼.

반복이 중요하단다.

반복은 희망의 씨앗을 심는 일이니까."


"습관도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 좋은 삶을 살려면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하지.

그런데 습관은 원인이라기보다

그에 따른 결과에 가까워.

습관을 바꾸려면 패러다임을 고쳐야지."

"그게 뭐예요?"

"패러다임이란, 잠재의식 속에 들어있는

정신적 프로그램 같은 거야.

컴퓨터를 보면 윈도우나 맥 OS,

리눅스가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지.

잠재의식이 습관적 말, 행동을 지배해."


"그럼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꿔야 해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

무엇보다 관점을 바꿔야 해.

대상과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

이것만 변해도 큰 변화가 따라온단다."

밖에서 안으로 움직이려 하지 말고

안에서부터 밖을 향해 나아가야 해.

그럴 때 진정한 변화가 찾아올 수 있어.

삶은 결과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서 출발하는 거란다.

네가 무언가 바라는 게 있다면

그렇게 되고 싶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돼. 패러다임은 행동으로,

행동은 반응으로 이어진단다.

행동과 반응이 하나가 되면 삶이 바뀌지.

아빠가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이렇게

사랑하는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그런 과정 덕분이었단다."

"그렇게 하려면 주어진 시간을

잘 써야 할 것 같아요.

생활시간표 만드는 것처럼요."

"맞아,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지.

그런데 시간은 관리하는 게 아니란다.

정확히는 자기 활동을 관리하는 거지.

시간은 그 배경이 되는 거고."


꿈속의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오늘도 거대 담론으로 빠져들었다.

황금 코끼리와 각종 동물들은

아마도 아들을 도와주려는

수호천사였나 보다.

아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아들이 나아갈 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앞으로도 더 많이 대화하고 공부하는

아빠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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