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순간들에 대해 써라
2024.2.17.
by
친절한 James
Feb 17. 2024
삶은 주고받음의 이어짐이다.
흔히 'Give and Take'라고 한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가.
교류의 대상을 자원이라고 한다면
주고받음이란 자원의 이동일 것이다.
자원이란 사람의 생활과 활동에 쓰이는
원료나 기술, 시간 또는 에너지 등이다.
또한 돈이나 물건일 수도,
또는 관심이나 정성일 수도 있다.
이런 자원의 교환 과정은
그 대상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자원의 주인이자 주체인
상대방의 능력과 시간,
마음을 쓰는 일이기도 하다.
사회는 이런 다양한 자원의
자리바꿈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처럼 사람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무언가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살다 보면
내 것을 제대로 못
갖고 빼앗길 수 있다.
빼앗기, 가진 것을 억지로 남에게 잃는 것.
가진 것이란 재물처럼 물질일 수도 있고
일이나 시간, 권리나 자격 같은
무형의 것도 있다.
억울할 테다. 분하고 답답한 날들...
빼앗긴 순간들이라.
몇몇 사례가 머릿속을 스쳤다.
줄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준 것이 아니라 빼앗긴 거였다.
미래 가능성과 꿈을 담보로 내어준 자원.
돌려받기는커녕 점점 커져만 가는
부담과 책임, 그리고 죄책감까지.
가스라이팅, 그래 이거였던 것 같다.
상황 조작으로 남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만들게 하여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
세뇌나 현혹과 유사한 의미.
그런 일들로 인해 제대로 된
자기주장을 하지도 못하고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봤던 경험...
이것도 삶에서 빼앗긴 순간들,
구멍이 나서 시간과 마음이 새어나간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마음 한구석에서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틀린 거라고
외치고 있는데 말과 행동은
다르게 하고 있는, 어처구니없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변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나, 그리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소중한 사람들.
이렇듯 언제 닥칠지 모를
빼앗긴 순간들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전 읽은 책에서 힌트를 얻었다.
반응과 대응의 차이에 대한 글이었다.
살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상황에 대해
우리는 '반응(reaction)'을 할지,
'대응(response)'을 할지 선택할 수 있다.
단순한 반응이 가득한 생활은
삶의 주도권, 선택권을 남에게
고스란히 넘겨준 것과 같다.
그야말로 빼앗긴 순간들이다.
나를 화나게 만들고, 시야를 가려
멀리 내다보지 못하게 해서
생각을 무너뜨린다.
대응은 이와 다르다.
일시적인 감정에서 한걸음 물러나
진실 여부를 따지고
배경을 살펴 근거를 확인한다.
그래서 더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게 한다.
어떤 일에 대해 반응만 한다면
내가 아닌 것들이 나를 지배하게 된다.
쉽지 않지만 일상에서 반응이 아닌
대응을 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반응에 빼앗겨버린 순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돌이킬 수도 없다.
주기만 하는 것도, 받기만 하는 것도
올바른 관계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일방적인 빼앗김 없이,
그리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주어진 시간을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길
어둠에 잠긴 마음 한가운데에서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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