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이동
2024.8.15.
by
친절한 James
Aug 15. 2024
하루,
해가 뜨고 지는 사이.
동쪽에서 떠올라
하늘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가라앉는
일상의 리듬.
그 속에 인간의 다양한 활동이
나이테처럼 켜켜이 새겨있다.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 무생물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태양,
햇볕과 햇살이 품은
무한한 사랑과 베풂, 그것은
뭇 생명의 근원이자
희망이 되는 삶의 기준점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
오늘도 눈을 뜨고
최선의 여생을 살아내고 있다.
해가 만물을 비추면
반대 방향으로 빛의 그을음이 드리운다.
그림자라고 부르는 존재,
빛이 미처 닿지 못한 서글픔일까
빛을 마주하지 못한 아쉬움일까.
빛이 온전히 담기지 못한
불투명한 여백은
그리운 그늘을
슬쩍 묻어낸다.
그림자는 빛의 반대편에 생긴다.
아침 햇살이 동녘에서 떠오르면
모든 그림자는 서쪽으로 길게 눕는다.
해가 낮의 중심부를 향할 때는
그림자가 점점 짧아지다가
시간이 저녁의 끝자락에 걸리면
그림자는 다시 동쪽을 가리킨다.
지평선 언저리, 수평선 둘레를 따라
너와 나의 동경과 연정이 한껏 늘어진다.
그림자는 움직인다.
빛을 따라, 빛이 비치는 대상에 따라.
그림자란 이를테면 서로 주고받음이다.
빛과 빛이 밝히는 대상이 없으면
그림자는 생기지 않는다.
빛이 있어도 대상이 없으면,
대상이 있어도 빛이 없으면
그림자도 없다.
손뼉을 치려면 양손이 마주쳐야 하듯
그림자를 만들려면 '쿵짝'이 맞아야 한다.
자기가 비추는 무엇과
그 무엇에 대한 불투명한 해석,
정답은 없지만 해답이 넘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움직임을 새겨내는 존재,
그림자는 눈에 띄지 않아도
스스로의 실재를 채워낸다.
그림자가 생긴다는 것,
그리고 그림자가 움직인다는 건
빛의 근원, 그리고 빛이 비치는 대상이
있다는 것, 그리고 두 가지가 함께
또는 한 가지가 변한다는 것이다.
빛이 있다면 그림자가 있다.
좋음이 있다면 안 좋음이 있을 수 있다.
지나 보면 서로 다르지 않겠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여겨진다.
살다 보면 어려운 순간이 온다.
삶이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아도
나는 삶에게 꾸준히 미소를 지어볼까.
유쾌한 성품을 담은 침묵하는 입술로
그림자가 움직이듯 마음을 바라본다.
그림자가 움직인다는 건
삶이 움직이고 삶의 태도가 움직이는 것,
그렇다. 내 그림자가 움직인다.
결국은 올바른 길로 향할
나의 마음과 느낌이.
그림자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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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작가연습 프로젝트 9
07
당신이 아끼는 것
08
'혼자 오셨어요?' 그가 물었다
09
그림자의 이동
10
수면의 무게-W.S. 머윈의 작품에서
11
자고 일어나니 그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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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셨어요?' 그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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