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무게-W.S. 머윈의 작품에서

2024.8.16.

by 친절한 James


또 하루 저물어간다.

누구에게는 저녁이고

누구에게는 밤이며

누구에게는 아침이나 낮에,

일상의 활동을 멈추고

쉼으로 돌아가는 시간,

삶과 죽음의 경계보다 흐릿하나

현실과 이상의 이음매보다 선명한

일상 속 여백의 테두리,

꿈의 바다로 걸어가는 달콤한 순간,

방황하는 현대인의 안식처지만

그마저도 온전히 휴식을 못 누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 수면이다.


잠에서 눈을 뜨면 현실로 돌아온다.

다른 세상으로 나들이를 다녀온 기분,

시간이 훌쩍 지났다.

꿈 없이 잠에서 깨는 날이 대부분이다.

사람이 수면 중에 꿈을 꿔도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가끔 진짜처럼 생생한 장면이

잠을 깨도 오래 간직되기도 한다.

익숙한 풍경이 낯선 풍경으로 나타나거나

말이 안 될 것 같은 상황이 자연스레

영화처럼 펼쳐지기도 한다.


우리는 잠을 자면서

신체를 회복하고 심신을 재정비한다.

오랫동안 잠을 제대로 못 이루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활력이 떨어지면서

삶이 고장 날 수 있다.

한때 잠을 줄이고 공부나 업무에

열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자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곤 했다.

잠을 자면 게으르고

깨어있으면 부지런했다.

눈 감으면 대책 없고

눈뜨면 책임감 있었다.

잠을 줄여가며 움직이면 유능했고

잠을 늘려가며 쉬어가면 무능했다.

그랬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도 그런 경향이 곳곳에 짙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긴급한 순간, 꼭 처리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면 잠을 잠시

미루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잠이 무조건 최고라는 건 아니다.

그러나 잠을 영원히 포기할 수는 없다.

사람은 수면 없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말이 있다.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어차피 영원한 긴 잠에 빠져들 테니

살아있을 때 너무 잠만 자지 말고

부지런히, 활발히 살아야 한다는 것.

그 말도 맞다.

한 번뿐인 이 생에서의 순간은 참 소중하다.

하지만 잠을 매번 뒷전으로 미룬다면

영원한 휴식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수면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다.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너무 외면하지도 말고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적당히 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도록 하자.

오늘도 잘자요.


수면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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