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그가 사라졌다

2024.8.17.

by 친절한 James


"J!"

애타는 목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려 퍼졌다.

"J, 어디 있어요? J!"

M의 외침은 곧 사라지고

고요한 햇살이 창가에 내려앉았다.

M은 침대에서 튀어나와 거실로, 방으로

눈길과 발길을 마구 흩뿌렸다.

J의 물건은 그대로 있었다.

노트북과 지갑도 있고

옷과 가방도 그대로다.

시계와 면도기도 쓴 흔적이 없다.

사라진 옷도 없는데...

아, 그이의 낡은 로퍼가 없다.

M은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했다.

안방 협탁 밑에서 무심한 진동이 하품했다.

휴대폰도 놓고 어딜 갔을까.

불안한 의혹이 용암처럼 솟구쳤다.


한 달쯤 전인가, 징조였나 봐.

J가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않았다.

음식을 꺼내려 냉장고를 열었을 때

그의 칫솔과 치약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J에게 따져 물으니 어리둥절하다가

물건을 꺼내 화장실에 두었다.

그땐 뭐지, 장난인가 했다.

별말이 없었는데 장난이었다면

그랬었다고 말을 했을 사람이다.

뭔가 이상했지만 그냥 넘어갔다.

하루는 퇴근 시간이 꽤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일주일 맞벌이

일정 중 유일하게 J가 M보다

더 일찍 오는 날이었는데.

집에 다 와서 항상

전화하던 그였다.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와서

하는 말이 잊어버렸단다.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되어 조심스레 말을 꺼냈는데

돌아온 건 깨질 듯 날카로운

짜증과 분노, 그만두자.


자고 일어나니

그가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 몇 시야.

아니, 정오가 다 되었잖아.

어제 일찍 잤는데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났지. 어제 그이랑 밥 먹고

오랜만에 와인 한 잔 했는데,

그리고 비몽사몽 잠든 것 같아.

잘 기억이 안 나네. 뭐지. 설마...

M은 두려움에 몸서리쳤다.

소름이 오싹, 이가 딱딱거렸다.

눈앞이 어질하네.

M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


자고 일어나니 그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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