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생으로 2025년을 보내기란 정말이지 녹록지 않다.
이 나이쯤 되면 차도 있어야 하고, 대출을 껴서라도 집도 한 채는 있어야 하고,
남편이든 남자친구든 둘 중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실제로는 그중 어느 하나도 없는 내가 싫다.
그래서 나는 내가 94년생이었으면 좋겠다.
아직 집도 차도 애인도 없지만, 모든 면에서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나이 만 30세.
뜨뜻미지근한 내 커리어도 흠이 아닌 나이 30세.
지금의 나에게 30살은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는 나이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대로 오늘부터 나를 94년생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진실일랑 아무렴 어떤가.
내 이 마음 하나 편할 수만 있다면 그깟 거짓이 대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