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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명 Aug 11. 2020

20 vs 80

파레토 법칙

20 vs 80으로 표현되는 파레토 법칙은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파레토가 1896년 '경제학 강의'라는 저서를 통해서 발표한 소득 분포의 불평등에 관한 법칙으로 상위 20%가 소득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후 이 법칙은 소득 분포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기업의 매출 발생 구조를 설명하여 마케팅 포인트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결정할 수 있게 하고, 조직에서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는 비율과 시간 투입의 효과성을 설명하기도 하고, 우리 일상과 관련된 부분을 설명하기도 한다.


이 파레토 법칙을 적용해서 조직 성과 창출 대부분은 그 조직 구성원의 20%가 담당한다는 평가를 부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나머지 80% 구성원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당연히 80% 구성원이 필요하고, 80%의 구성원이 있어야 조직이 운영될 수 있다. 또, 내가 조직의 성과를 주로 창출하는 구성원 20%에 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조직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필요한 거지만 그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내가 팀을 이끌게 됐을 때 팀원들 전체가 역량을 100% 발휘하게끔 하는 것 또한 쉽지만은 않다. 제 역할을 하는 팀원이 있는가 하면, 역할을 통한 기여도가 떨어지는 팀원이 있다. 어떻게 나는 조직 성과 창출에 충분히 기여하는 구성원 20%에 들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이끄는 팀원들의 기여도를 20 vs 80이 아닌 30 vs 70, 100 vs 0으로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조직에 기여하는 바를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사용하고 있는 나의 시간 사용을 살펴보는 것이다. 의식하지 않으면 여기에도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어 내가 사용하는 시간의 20% 정도만이 내가 목적하는 바에 투입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잔 마시고, 뉴스를 검색하고,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출근하고, 업무 중에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업무 회의를 하고, 점심을 먹고, 리프레쉬를 위한 휴식을 갖고, 퇴근을 해서 사람 만나고, 저녁을 먹고 하는 등등의 하루 생활과 관련한 시간 투입과 사용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있어야 당연히 사람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것 또한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하루의 시간 사용 중에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의 양과 질을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 나서 총 하루 시간 사용 중에 10% 정도를 성과 창출을 위한 시간으로 돌려서 할당하는 것이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한 달 안에 5Kg을 감량하겠다고 강하게 마음먹는다. 그리고, 실행을 한다. 추진력과 강한 결심을 통하여 다이어트에 성공하지만 이 경우는 요요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한 달에 500g을 감량하겠다고 목표를 세우면 큰 결심보다는 작은 결심으로도 실행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10개월을 꾸준히 한다고 하면 몸에서 크게 무리 없이 받아들일 것이고, 결국은 5Kg 감량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이런 경우는 요요 현상도 크게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미 몸에서 받아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하는 시간의 투입 조절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일상생활에 투입되어 사용되는 시간을 없애 버리고 그 시간을 성과 창출과 관련한 시간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중에 일부를 돌리거나 아니면 일상생활과 동시에 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출근 시간을 활용하거나, 동료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활용하거나, 점심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이외에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구사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겠다. 이를 통해서 나의 시간 투입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팀원들이 각자 역할을 100% 한다면 팀을 이끄는 팀장으로서 별 걱정이 없을 것이다. 팀원들이 알아서 잘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것이 모든 팀장들의 로망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팀이 해내야 할 일은 너무도 많은데 어떤 팀원은 역량이 부족하기도 하고, 어떤 팀원은 태평하기도 하고, 어떤 팀원은 불만이 있기도 하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팀원은 10명 중에 두세명 밖에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팀원들의 역량을 100% 끌어낼 수 있겠는가? 많이 듣는 조언이지만 팀원들의 역량을 100% 끌어내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현재 역량을 잘 파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불만이 있는 경우는 자기 수준에 잘 안 맞는 일을 해야 돼서 그럴 가능성이 크다. 태평한 경우는 일을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가이드가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것들을 조정하는 것이 팀원 역랑 100% 발휘를 위한 제일 첫 번째 단계이다. 팀원들의 현재 역량 수준을 잘 파악해서 업무 배분을 합리적으로 해주고, 업무 수행의 완료 시점을 구체적으로 정해주고, 팀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또한, 업무 추진과정을 계획적으로 점검을 해 가면서 팀을 이끌어 가면 단기간 내에 팀을 자리 잡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정착되면 팀원 대부분은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된다.


팀원들의 역량을 100% 발휘하게끔 하기 위해 필요한 팀원들의 현재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업무 시작 전에 팀원들과 충분한 대화를 갖는 것이다.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거, 부족한 거, 좋아하는 거에 대해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파악을 하고, 팀 전체로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것은 좋아하지 않아도 해야 되고, 어떤 거는 잘하기 때문에 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상호 합의(Consensus)를 만드는 것이다. 즉, 전 팀원을 대상으로 충분한 대화를 하는 것이 제일 기본이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팀장은 팀원들의 역량 발휘를 이끌어 내게 되고 팀은 30 vs 70 조직으로 아니 100 vs 0 조직으로 변해 갈 것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의외로 대화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지, 렇게 하는 게 이상하다, 왜 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팀원에게 피드백한다. 이런 것들은 팀장과 팀원 간에 괴리를 만들게 되고, 성과 창출 기여도는 올라가지 않게 된다. 대화를 통해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의외로 많은데, 우리는 이러한 간단한 이치를 종종 놓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20 vs 80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환경과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20 vs 80이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것은 틀임이 없을 것이다. 20% 안에 들고자 노력하는 구성원이 많아질 때 조직은 더 건강하고, 발전적이 되며 그로 인해 나 또한 발전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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