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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명 Sep 19. 2020

학습형(學習型)과 탐구형(探求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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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일은 배우는 일 즉, 학습(學習)이다. 어떻게 하면 생존할 수 있는지를 본능적으로 배워나간다. 어떻게 하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배우고 이를 실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에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생물학적 욕구를 제어해야 하는 것을 배우고, 그 사회의 규범과 질서를 익히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익힘으로써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소양들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배우고,  익히지 않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양들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때 사회적으로 물의가 일어나게 되고, 그것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 최근 물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것이 분노에 대한 욕구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에게도 심각한 해를 끼치는 일들이다. 이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하는 규범과 질서에 대한 학습이 잘 안돼서 발생되는  문제이다. 이렇듯 학습은 우리가 생존해 나가는데,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가 유지되는데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학습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또한 중요한 것이 탐구(探求)이다. 미지(未知)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을 탐구라고 할 수 있는데, 생존뿐만 아니라 모르는 것에 대해 알고자 하는 노력 즉, 탐구가 현재와 같이 인류를 발전시켜 왔고 앞으로도 인류를 발전시켜 나갈 힘이 다. 학습은 이미 있는 것을 보고, 배워 따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탐구는 이미 있는 것이 아닌 것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것이고 도전하는 것이다. 이미 있는 것이 아닌 것에 대해 도전한다는 것은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고,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당연하다.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가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탐구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용기를 바탕으로 미지의 것에 다가가서 그것을 알아냈을 때 그것에 도전한 사람에게는 그만큼 희열이 따르는 것이고, 보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모든 사람이 탐구에 적극적이지는 않다. 꼭 그럴 필요도 없다. 학습만을 통해서도 삶을 충분히 가치 있게 만들고,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다.


조직생활에서는 학습과 탐구 두 가지가 잘 겸비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조직에서는 당연히 그 조직에서 지켜져야 하는 규범과 질서를 잘 지켜야 한다. 업무를 처리할 때 매뉴얼을 잘 지키고, 따라야 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 매뉴얼을 잘 지키고, 따르지 않으면 내가 수행하는 일은 쓸모가 없게 된다. 왜냐하면 매뉴얼을 따르지 않는 것은 하나의 물건을 조립할 때 규격에 맞지 않는 부품을 만들어서 물건 조립에 쓸 수 없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조직의 선배들이 해 놓은 일의 과정을 잘 따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선배들이 해 놓은 결과물들이 내가 해야 되는 일에 표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은 이러한 선배들의 일 처리 과정을 신규 조직 구성원 또는 후임자가 익히는 학습으로 OJT(On the Job Training)를 운영하고,  OJT를 통해서 조직 내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탐구는 내가 주체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해야 하는 영역이다. 조직에서는 주어진 매뉴얼대로 일을 제때 처리하고, 선배들이 수행했던 일과 큰 차이 없게 일 처리를 하면 조직에 합류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은 실력자로 인정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조직에서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더라도 정해진 틀 안에서만 일 수행이 가능하다고 하면 더 넓은 영역의 일 또, 룰을 만들면서 해야 하는 일이 많은 역할은 맡길 수가 없을 것이다. 더 넓은 영역의 일, 룰을 만들면서 해야 하는 일이 많은 역할을 맡는 것을 조직에서 승진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것이 가능하지 않으면 승진이 어렵게 된다. 왜 그럴까? 탐구가 없기 때문이다. 보고 배운 대로만 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조직 구성원은 점점 더 조직 내에서 설자리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조직에서 탐구는 어떤 것인가? 그 첫걸음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할 줄 아는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탐구의 첫걸음이다. 그다음은 '왜(Why)'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현재 이런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고 있다면, 왜 이렇게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일까?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게 최선인가 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질문을 하게 되면, 그것에 대해서 끝까지 파고들어서 근본적인 부분까지 도달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뭔가 보이게 된다. 처음에는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하게 되지만 그다음에는 조금 더 큰 것에 대해서 탐구하며 도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에디슨이 발명왕이 된 것은 수도 없는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공을 했기 때문이다. 발명을 위한 실험에 실패를 하면 여태까지 모르던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다음 실험을 이어갔다는 에디슨의 이야기는 조직에서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한 우리에게 많은 용기를 준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정신 또한 탐구에 꼭 필요한 것이고, 탐구의  원동력이 된다.


탐구에 또 필요한 것은 세상을  나를 열어 놓는 것이다. 누구와도 교류하고, 누구와도 협업할 수 있도록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한계, 경험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나 혼자 해낼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교류와 협업을 통해 도달하기 쉽지 않은 곳에 도달할 수 있고, 더 큰 일을 탐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학습형보다는 탐구형 인재가 조직에 많이 있을 때 조직은 역동적이 되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지지 않고, 변화의 물결을 타고 높고 멀리 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탐구 생활을 생활화하는 게 필수인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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