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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향 May 02. 2023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싶어 하는 아이

유아기 옷에 관한 정서와 발달단계

자녀를 양육하면서 제~일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요? 자녀가 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고 고집부릴 때 어떠신가요? 우리 어머님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 때 예쁘게 입혀서 보내고 싶은데 엄마가 골라준 옷을 아리가 무조건 싫어! 하면서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참 속상하시죠. 


얼마 전에 출근 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엄마와 5살 된 여자아이를 만났습니다. 비도 오고 선선한 날씨에 아이는 소매가 없는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긴 망사가 달린 머리띠를 하고 있었어요. 엄마는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다른 사람이 신경 쓰였던지 “아니, 애가.. 춥다고 해도 이렇게 입겠다고....... 어떻게나 이 옷을 좋아하는지......” 엄마는 민망한 듯 아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혼잣말을 하였습니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한번 쯤은 경험해 보았을 상황이지요. 


저의 아이도 가족 결혼식에 가는데 멋진 정장은 싫고, 어린이집 체육복 입고 가겠다고 해서 제가 좀 난처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딸 아이는 거의 6개월간 머리에 쓰는 두건을 고집한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자녀가 내 마음처럼 잘 따라주지 않고 고집을 피우면 부모로서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전 계절의 옷을 고집하거나, 아침마다 같은 옷만 계속 입거나, 공주 옷이나 내복만 입겠다고 하고, 더 나아가서 비가 오는데 비옷을 안 입는 아이와 옷 때문에 전쟁하는 부모님들을 위한 양육 코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럴 때 부모로서 염려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


우리 아이들이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들고, 고집이 너무 쎈게 아닐까? 엄마 아빠 말을 벌써부터 안 듣는 게 아닐까? 등의 염려가 되실텐데요. 부모의 입장에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⑴ 부모님의 가장 큰 걱정이죠. 바로 자녀의 건강에 대한 염려입니다. 여름에 털장화를 신으면 땀띠가 생기지 않을까, 겨울에 얇은 드레스 또는 얇은 캐릭터 옷 등을 입으면 감기에 걸리지나 않을까 라는 건강에 대한 염려를 하시게 됩니다. 이렇듯 자녀의 건강에 대한 염려는 부모로서 당연한 것입니다. 


⑵ 다음은 생활에 대한 불편함입니다. 긴 치마를 입었을 때 바깥 놀이에서 혹시나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 소매가 길어 놀이나 밥을 먹을 때 불편하지 않을까? 놀이하다 추우면 어떡하지? 더우면 어떡하지? 등 생활환경이나 놀이에서 예상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⑶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의 불편한 시선입니다. : 비가 오지 않는 날 비옷을 입거나, 한가지 옷만 입었을 때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크게 받지 않고 부모도 크게 의식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아이가 입었을 때는 선생님 보기에 아이를 제대로 관리하니 않는다는 눈치도 보이고, 자칫 부모로서 방임! 아동학대로 볼 수도 있기에 상당히 불편한 시선을 부모 스스로 느끼게 됩니다. 


⑷ 마지막으로 출근하거나 등원 길이 늦어지는 경우입니다. 아침 출근하는 부모님은 출근준비로 분주하고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를 재촉하게 되고 아이와 부모 모두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담아둔 채로 각각 어린이집과 직장으로 가게 됩니다.


아이의 발달단계 이해하기


이런 아이들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되실텐데요. 그럼 우리 아이들은 왜 부모가 입혀주는 대로 입지 않을까요? 이해하기 쉽게 한마디로 말하면 이것은 아이가 크는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입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걷고, 뛰고 하는 신체적 발달이 있듯이 정서나 인지도 자연스럽게 발달합니다. 아이가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고집하는 것도 정서나 인지의 자연스런 발달과정 중 하나입니다. 


부모의 마음과 다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내 자녀의 발달단계의 특성을 알아보겠습니다. 


⑴ 만1세~만2세 : 이 무렵에 아이들이 종종 옷 입기를 거부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영아들이 옷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때로 라벨이 있거나, 까슬거림 등 촉감이 부드럽지 못하여 몸에 닿았을 때 불편한 감각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⑵ 만3세 이상 : 이 시기는 의사표현이 가능해지고 음식도 좋고 싫음이 생기듯 옷에도 나름 기호가 생겨 좋아하는 색, 좋아하는 디자인 등으로 옷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해결방안 5가지


지금부터는 우리 아이와 갈등하지 않고 옷 입기 전쟁을 끝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① 감각이 예민한 경우 : 우리는 오감 중 유난히 촉각이 예민할 수 있습니다. 어른들도 불편한 감각을 느끼게 되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여 다른 일을 할 수 없듯, 우리 아이들도 불편한 감각을 느끼게 되면 발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옷에 붙은 라벨을 제거해 주거나 디자인은 멋있어 보일 수 있으나 움직임에 불편함을 주는 뻣뻣한 소재, 니트같은 까슬거리는 소재는 피해주세요. 


아침에 아이와 이러한 문제로 긴 시간 실랑이를 하다 보면 서로에게 불편한 감정만 남게 됩니다. 이럴 때는 아이의 가방에 여벌의 옷을 넣어주시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기관의 선생님께 맡겨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 하나도 제대로 설득 못하고, 옷 갈아 입히는 것까지 부탁해? 선생님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정말 선생님 보기 창피하다’ 라고 걱정 하시겠지만, 우리 현장에 계시는 선생님들이시라면 굳이 긴 설명 드리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계신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만큼 이런 아이들이 많다 할 수도 있고, 옷을 고집하고 입는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발달단계에서 자율성과 주도성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 엄마 말은 잘 안 들어도 선생님! 다른 사람의 말은 잘 듣죠!


 계절에 맞지 않을 경우에는 아이의 눈에 띄지 않게 정리하기 : 우리 아이들은 한 가지에 고집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도 있어 눈에 보이지 않게 하고 새로운 주제에 관심을 갖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의 아이가 곰돌이 인형을 너무 좋아해서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들고 다녔는데 어느날 슬며시 안보이는 곳에 치웠더니 더 이상 찾지 않았습니다.


④ 한 가지 옷만 입을 경우 : 좋아하는 캐릭터 옷만 고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옷은 한 벌 뿐인데 벗지도 않으려 하니 빨지도 못하고, 엄마는 속이 답답해집니다. 이럴 때는 같은 캐릭터라도 다른 패턴으로 만들어진 옷을 여러 벌 준비하여 같으나 다른 옷을 입히는 것입니다. 아이는 캐릭터가 풍기는 이미지에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은 욕구가 충분히 충족되고 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입니다. 


⑤ 스스로 경험하고 느끼게 해주세요 : 어른들도 내가 실패한 경험은 기억속에 오래 남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이건 추워서 안돼! 이건 비오는 날 입는 거야. 이건 작아서 못 입어!’ 등을 이야기하여도 아이의 귀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치렁치렁 긴 공주 옷을 입고 바깥놀이 때 미끄럼틀 타다 뒤 친구가 옷을 밟아 찢어지거나 걸려 넘어질 때 속상함과 불편함을 직접 느껴보는 것입니다. 또한 비가 오지 않는 날 장화를 신고 놀면서 친구들과 달리기 할 때 속도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나면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는 것을 부모님들은 시간을 두고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것을 받아들였듯이 전날 자기 전 부모님과 옷을 직접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내가 직접 선택한 옷! 아이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것에 만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다음날 출근길, 등원길이 한결 여유로워질 것입니다. 


아이의 생각을 바꾸는 코칭대화법


그럼, 간단히 예시를 통해서 아이의 생각을 바꾸는 코칭 대화법을 알아볼까요?


① (한가지 옷만 입으려 할 때) 이렇게 옷이 많은데 입을 옷이 없어? (x)

==> 이 옷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오늘처럼 날씨 좋은 날은 어떤 옷이 잘 어울릴까? 우리 서윤이한테 잘 어울리는 옷을 함께 찾아볼까? 


② 또 이 옷을 입을 줄 알았다. 넌 항상 그래!

==> 오늘도 이 옷을 선택했구나, 이 옷도 서윤이에게 잘 어울리고 멋지지만 (다른 옷을 가리키며) 이 옷도 서윤이에게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

이 옷도 서윤이의 선택을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한 번 입어주면 이 옷의 기분은 어떨까....... 다음에 한번 입어볼까? 


③ 엄마가 주는 대로 입어!

==> 오늘은 시간이 많이 없으니 이거(엄마가 고른 옷) 입고 오늘 저녁에 엄마랑 같이 내일 입을 옷을 골라보는 건 어때?

엄마가 지금 좀 바빠서 서윤이의 도움이 필요한데 ~ 도와줄 수 있을까? 오늘은 이 옷을 입고 오늘 저녁에 엄마랑 패션쇼하면서 내일 입을 옷을 골라보면 어떨까? 


④ (겨울에 소매가 없는 공주 드레스를 꼭 입겠다고 하는 아이) 이거 입으면 너 얼어 죽어!

==> “이 옷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그런데 엄마는 서윤이가 이 옷을 입고 놀다가 감기 걸릴까 봐 걱정이 되는데 어떻게 할까? 엄마가 다른 옷도 준비해 줄 테니 혹시 추우면 언제든 갈아 입으렴”


⑤ 시간 없어! 얼른 골라!

==> 서윤아, 출발 시간이 5분 밖에 안남어아직 고르지 못했다면 엄마가 도와줄까? 

서윤아, 5분 후 출발하는데 엄마랑 함께 옷을 고르는 게 어떨까?


이상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옷 입기 코칭대화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아이가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을 때, 한가지 옷만 입으려 할 때 등 외출 또는 등원 때 옷 입히기로 힘들어하는 부모님과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부모가 바쁘고 힘들다 하여 아이에게 지시적으로 다그치기 보다는 직접 경험하고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코칭 대화법을 통해 자녀들이 사고의 확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마음 코치 도미향 교수였습니다. 좋아요, 댓글은 저에게 격려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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