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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횬 Jun 02. 2024

사춘기


“우리 딸이 사춘긴가?” 엄마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라고~! “ 가자미 눈을 하고 휙 돌아서 방문을 꽝 닫고 들어갔다. 창이 열려 있어 꽤 큰소리가 났다. 괜히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분명 웃는 얼굴과 부드러운 말투의 엄마였다.


‘왜 방금 이렇게 행동한 거지?’


순간 나도 모르게 한 행동에 엄마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다시 문을 열고 나갈 용기가 없었다. 괜히 자존심도 발동했다. 기분이 올라갔다 내렸다 하니 내 생각도 이랬다 저랬다 한다.


‘사춘기가 이런 건가?’


네이버에 들어가 ‘사춘기’를 입력하고 검색버튼을 눌렀다.


사춘기란 인간 발달 단계의 한 시기로, 신체적으로는 이차 성징이 나타나며 정신적으로는 자아의식이 높아지면서 심신 양면으로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기. 그 시기는 개인차가 있으나 대개 12세에서 16세가량의 시기를 말하는 것으로 청년기의 앞 시기에 해당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짜증이 나는 증상이 사춘기라면 그것이 성숙기란 말인가? 엄마에게 묻고 싶었다.


“엄마, 엄마도 그랬어?”


하지만 가자미눈에 문을 쾅 닫고 들어 온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른 척 딴 얘기를 하는 것이었이다.


“엄마, 수박 먹고 싶어.”


엄만 말없이 수박을 꺼내 자르신다. 잘못했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쑥 들어갔다. 접시와 포크를 챙기며 엄마 준비를 거들었다.


내 맘을 눈치채셨는지, 이번엔 엄마가 가자미 눈이다. 엄마의 입꼬리가 올라간 것을 보곤 마음이 놓였다. 사춘기가 지나면 성숙기가 오겠지? 그땐 내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수박이 어느 날보다 달고 시원했다.


https://pin.it/2rZMhDD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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