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원안에 ‘처음‘이란 단어를 적어봤어요.
원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설렘, 반가움, 두려움, 불안감이란 감정의 언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교사는 일 년에 꼭 두 번씩은 ‘처음’과 만납니다.
개학 후 아이들과 만나는 첫 수업날,
그날을 위해 치밀하게 작전을 세웠지만 이상하게
두려운 마음이 자랍니다.
첫 만남을 무척 잘하고 싶거든요.
빈틈없이, 완벽하게 아이들을 수업 속으로 퐁당.
잔잔한 파도의 간지러움을 느끼며 모두 함께 유유히
수업의 물결을 따라 출렁이고 싶습니다.
그것은 모든 교사의 꿈.
개학 첫 수업날을 위한 준비,
무수한 시간들을 그날을 위한 계획들로
채워나가며 두려움과 불안은 작디 작아집니다.
그 시간 동안 교사는 아이들과 마음으로 만납니다.
한 명, 한 명, 아이들의 웃음과 만납니다.
종이 울리기 전,
첫 만남을 위해 교실로 향하는 걸음에는
유난히 설렘만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