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급식의 시작

식재료에 대한 지속가능한 기준이 있어야

by 시현

식단에 따라 식재료를 미리 주문하는 것을 발주라고 한다.

발주는 급식 조리의 시작이며 또한 원장의 횡령과 부실급식의 씨앗이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발주에 대해선 더 많은 얘기가 있지만 오늘은 식재료 구매측면에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새로운 조리실에 가면 주방세팅과 더불어 내가 하는 게 있다. 먼저 양념을 바꾸는 일이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자연버터 참기름 들기름등 질 좋은 오일류를 구비하고 대두유의 사용을 가능한 줄인다.

당류도 마찬가지이다. 조청, 올리고당, 매실청으로 대체하여 흰 설탕의 사용을 최소화한다.

쯔유, 어간장, 데리야끼소스, 토마토소스 등 다양한 맛의 소스류를 활용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양념 다음은 냉동가공식품, 냉장 가공식품, 육류, 우유 순으로 발주비용을 계산해 가며 바꾸어 나아간다.


돈가스, 치킨가스, 닭강정, 탕수육까지는 직접 만들어 냉동가공식품의 비율을 줄이고, 떡갈비 동그랑땡 미트볼 등은 고기함량과 첨가물을 따져보고 구매한다.

어묵과 만두는 자연드림과 같이 신뢰할만한 기업의 제품으로

닭고기와 달걀은 동물복지제품으로 하며,

가능한 국산콩과 우리밀로 만든 제품을 선택하려고 한다.

소고기 돼지고기등 육류는 무항생제 제품을 쓰고,

우유는 기존의 품질보다 한 단계식 점차 올려간다.

우유의 품질에는 일반, 무항생제, 동물복지, 동물복지 유기농이 있다.

주 3회 내외로 제공되기 때문에 고기와 더불어 비중이 크다. 그래서 발주금액을 고려해 가며 마지막에 바꾼다.


돈가스, 치킨가스, 닭강정, 탕수육을 직접 만들려면 많은 수고가 들지만 급식의 차이를 "티 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하다.

조리실이 잘 세팅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며,

원아가 많은 곳이면 소형튀김기 사용을 추천한다.




원장은 예전 개원할 때 지역유기농산물업체에서 유기농 식재료를 썼다고 했다.

"..... 가격도 가격이지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잦아서 식단 변경을 자주 해야 했어요..... 저도 처음에 다 해봤는데 필요 없더라고요.... 가정에서 아무거나 먹이면..."

유기농 식재료에서 어쩌다가 저가의 가공식품으로 냉장고를 채우게 됐는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비용과 구매과정 등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기준이 아니면 이렇듯 유지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우유만은" "고기만은" 하며 주관적 기준에 따라 한두 가지 식품만 좋은 걸로 쓰는 것은 급식퀄리티를 올리는데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


좋은 식품 좋은 음식에 대한 기준은 많다.

어린이집마다 연령 구성과 급식 예산이 다르지만 낮은 단계라도 구매 기준을 세우고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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