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 차게 계획했던 뒤집기를 흑막들에게 들켜 비웃음을 당한 흑역사는 나를 수치심으로 얼룩지게 했지만 예상밖에 소득도 있었다. 허술했던 계획에 흑막들은 나의 탈출에 대해 안심했는지 점점 감시가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이곳 독방에 왔을 땐 항상 남자 흑막과 여자 흑막이 같이 나를 지켜보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번갈아 가며 한 명씩 독방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나를 데리고 가진 않았다. 남자 흑막은 온통 검은색으로 된 헐렁한 옷을 입었고 여자 흑막은 부끄럽지도 않은지 쫙 달라붙는 옷을 입고 그 위에 가벼운 옷을 하나 더 걸치고 밖을 나갔다. 아쉽게도 같이 나간 적은 없어 그들의 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2시간 정도 나갔다 들어온 흑막들은 지친 얼굴을 하고 땀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다. 분명 밖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었지만 독방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난 알 수 없어 궁금증만 증폭될 뿐이었다.
다른 변화도 있었다. 이전까진 항상 나를 안고 있거나 나무 창살로 된 침대에 가두어 뒀지만 어느 순간 나를 흔들거리는 좁은 침대에 두었다. 그곳은 다행히도 창살은 없었지만 다리 사이와 허리로 연결된 커다란 끈이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켰다. 이 침대는 신기하게도 좌우로 기분 좋게 흔들흔들거렸다. 독방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신기한 물건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혼자서도 움직이는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침대는 꼭 흑막들이 손수 힘을 주어야만 흔들거렸고 다시 힘을 가하지 않으면 어느샌가 멈춰 섰다. '굳이 힘들게 힘을 써가면서까지 나의 감시를 늦추지 않다니 지독하구나.'
처음 침대를 흔들 땐 남녀흑막 모두 손으로 부드럽게 밀었다. 며칠이 지나자 여자 흑막은 여전히 손으로 밀었지만 남자 흑막은 아니었다. 남자 흑막은 나를 잊은 듯 손에 무언가를 쥐고 그것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왠지 냄새도 날 것 같은 발을 무려 내가 있는 침대에 대고 기계적으로 슥슥 밀어댔다. 이건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행위였고 나는 분노에 휩싸여 복수를 다짐했다. '내가 꼭 어떻게든 복수를 하고 말 테다.'
침대가 흔들거릴 땐 흑막들은 내가 이곳에서 탈출하지 못할 걸 아는지 나에 대한 감시를 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갈 때가 있었지만 그 시간은 아주 짧았다. 짧은 시간에 나를 묶은 굵은 끈을 풀고 탈출하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짧은 시간이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 나에 대한 감시는 더 소홀히 질 것이다. 흑막들이 방심하고 방심하는 그때가 바로 내가 탈출하는 시기다.
이 무심하고 괘씸한 남흑막이 내 침대를 흔들 동안 내 기저귀는 축축해졌다. 그러고도 나의 배에는 아직도 물이 더 남아 있었지만 난 꾹 참았다. 이제야 남흑막도 내 기저귀가 불룩한 것을 눈치챘는지 나를 침대에서 들어 올려 기저귀를 가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남흑막은 새 기저귀로 갈아입히려 불룩한 기저귀를 나에게서 떼어냈다. '후후 드디어 복수의 시간이군.' 난 지금껏 모아놨던 내 몸속의 물을 힘차게 남흑막의 얼굴로 쏘아 보냈다. 남흑막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경직되어 가만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여흑막은 남흑막을 보고 막 비웃었다. "깔깔깔깔" 난 복수를 했다는 기쁨의 울음을 터트렸다. "응애응애" 이것이 바로 흑막들을 기가 차게 한다는 복수하고 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