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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변인팬클럽 Nov 01. 2020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주변인팬클럽 로고 제작


  코로나가 일상을 새로이 덮은 지금, 누군가를 ‘직접’ 만난다는 것이 낯설어진 지금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찾아 문을 두드렸습니다. 주변의 모든 이들은 기꺼이 우리의 두드림에 환대해주었고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우리는 그 환대에 응하고자 온 몸으로 귀를 기울이려고 했습니다. 온 몸으로 상대를 만나는일은 마냥 쉽지만은 않았어요. 팬클럽회원들 각자 생업에 종사하며 인터뷰를 진행했고, 때마침 덮쳐온 코로나로 인해 다들 힘들어했음에도 인터뷰이를 만나는길로 이끈 에너지는 인터뷰 과정 속에서 받은 알 수 없는 설레임들이였습니다. 


   어쩌면 요즘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행위가 넘쳐날지 모릅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처럼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충분한 플랫폼이 넘쳐나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평범한 듯 비범한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나섰습니다. 수많은 단어와 문장들 속에 우리 주변사람들의 옥석같은 이야기가 묻히지 않길 바라며 매주 진행되는 팬미팅마다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다듬는 일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인터뷰 이후 ‘마치 내가 특별한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라는 건너받은 문장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자라났습니다. 처음 저 문장은 평범한 사람들이‘타인’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로 다가왔어요. 그러나 열여섯번째의 팬미팅을 마친 후 마주한 저 문장은 인터뷰가 우리의 주변인들이 스스로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상황들을 만들어준 것이였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스스로를 향한 질문, 그리고 삶과 내면에서 튀어나온 대답들. 이렇게 고민 끝에 나온 삶의 액기스들은 어느 문장 하나 흘려보내기 어려웠고, 그 속에서 문장을 골라내는 공정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다같이 책을 만들어요 @지구불시착

  인터뷰를 하고 이를 가공하는 저희 역시 시간의 효율성을 배제한 채 깊게 오롯하게 타자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눈을 ‘맞추며’ 그들의 진실된 서사로 초대받는 시간들이였습니다. 그들에게 향했던 질문들은 다시 저희에게 향하고 인터뷰를 정리하는 내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나라면 어떨까?’ 를 되묻게 되었습니다. 굳어진 일상 속 거의 비슷한 결들을 잠시 벗어나 조우하게 된 또다른 결들은 그렇게 나에게 되물었습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늘 그래 왔어.’ 라며  쳐왔던 두꺼운 실선들을 걷어내고 조금 더 유연하게 스스로를 바라보고 보듬어준 시간들이 아니였을까 싶어요. 


  팬미팅을 마무리하며 돌아오지 않을 찰나들에 우리와 삶을 공유해주신 ‘주변인’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지금껏 서사들을 써내려가느라, 앞으로 만들어 갈 또다른 서사들의 주인공이 되느라 수고가 많으시다고. 그리고 우리 주변에 ‘존재’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네요. 우리는 모두가 서로서로의 팬이며 각자의 존재를 존중하고 지지하기 위해 또한 존재합니다. 뚜벅뚜벅 걸어가시다가 15도 정도 살짝 고개 트시면 여기 ‘주변인팬클럽’이 있다는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라며 오늘의 팬미팅을 마무리해봅니다.     


또 만나요!


팬미팅 마무리 현장


☞ 팬미팅 소감 짧게 얘기해주세요! 

팬1 :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건, 우리가 잘 안다고 가깝다고 느꼈던 친구나, 일터에서 만난 적당한 거리의 직장 동료, 여행지에서 만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살펴 들여다보니 각자의 인생이야기가 굉장히 다채로웠어요. 누군가에게 느끼는 친밀감의 '사회적 거리'와 그 누군가의 '내면적 깊이'는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것이라구요. 이렇게 시간을 내고 자리를 잡고 그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여야 비로소 그 심연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좋았던건, 우리들의 인터뷰이들이 자신감 있게 그들의 이야기를 내어놓는 것, 그리고 온전히 그 이야기를 경청하는 우리들. 그 시공간에서는 인터뷰이가 오롯이 주인공으로서 존재하는 그 느낌이 좋았어요. 마치 가수가 독무대를 선보이고 그것을 지켜보는 스태프와 관객의 느낌이랄까. 우리 팀의 이름이 주변인팬클럽인것처럼, 인터뷰이의 팬미팅에서 그 슈퍼스타만을 바라보는 것처럼. 


팬2 : 저는 인터뷰를 하면서 명상하는 기분이었어요. 우리 모두에게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으니까. 자존감이 하늘을 칠때도, 바닥을 칠때도 중심을 잡아주게하는 그런 역할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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