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변인팬클럽 Oct 09. 2020

자연에 순응하는 삶, 그리고 채워내는 농장, 한승규님

자연을 지배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요. 기생하는 거죠.


지난주 지영이 어머님, 김종녀 여사님의 인터뷰에 이어, 이번 주엔 지영이 아버님의 인터뷰를 준비하였습니다. 넓디넓은 산에 기생해서 늦게, 놀이터 삼아 농장을 꾸리신다는 한승규님은 힘에 부쳐도 긴 호흡으로 농장을 일구고 계셨습니다. 푸르른 숲에서 담담하고 깊은 말씀을 듣다 보면 제 마음도 다 비워지는 듯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꼭! 영상을 먼저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wsxZdzn--8o




농장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십 년 전에 귀촌을 해가지고, 건너편 버려진 황무지를 매입해서 농장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농장 이름을 '비움'으로 지으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올 때는 비우고 살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비움이라고 지었습니다. 근데 일이 너무 많아요. (웃음)



사모님이 처음엔 귀촌을 하지 않으려 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이렇게 기반을 해놓았으니 돈만 세면 된다.라고 했어요. 아내는 할 수 없이 따라왔지요.



그리고 저희는 모노레일을 타고 산 중턱까지 올라갔습니다. 농원을 구경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돌보기 위한 모노레일이라니요. 참 근사하지요. 이 모노레일도 정부 지원을 받아 마련한 거라고 하셨습니다. 꼼꼼히 도움 될 만한 지원 사업을 찾아보고 준비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농원을 시작할 때, 이 산의 나무들을 정리했었어요. 그런데 나무 하나를 벤다고 해도 몇 번 생각해야 해요. 나무가 저렇게까지 크려면 최하 몇십 년은 커야 하니까요. 한 번에 다 베어버리면, 그럼 복구가 어려워요. 최소한 서너 번은 생각해야 합니다.



농장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고 싶으세요?


물론 돈이 들어왔으면 좋겠고요 (웃음). 농장을 하면서, 배우고자 찾아오시는 분들이 지식을 얻어 가시는 것도 좋겠고요. 힐링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 마음 쉬어가셔도 좋겠고요.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요. 워낙 몸으로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힘들어요








모노레일 설치 비용을 지원받으신 것처럼, 지원 사업을 찾고 따내는 열정적인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정부 홈페이지라던가, 자료들이 많아요.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요. 내가 필요한 것을 찾아 쓰는 것이죠.


여기 풀 깎고, 가꾸는 사업비가 있나 봐요. 그걸 보조해 주는 것을 신청했어요. 사업비의 50%를 보조받았어요.



그런 열정적인 마음으로, 귀촌, 귀농을 희망하시는 분들에게 조언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이런 산림 농사 직장을 은퇴하는 시기에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너무 늦은 시기에 하면 힘들어요 체력적으로. 적어도 40 대에는 시작하시는 게 좋아요. 무턱대고 덤비는 것보다 적어도 2~3년 계획을 하시고, 전문 교육도 받으시고 방문도 하시는 게 실수를 줄이실 수 있을 거예요.










2011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이 큰 산에 일부 붙어서 하는 거죠. 자연을 지배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요. 기생하는 거죠. 놀이터라고 생각하고, 늦게 간다고 생각하고. 소걸음으로 가는 거죠 천천히.



산짐승들도 여기가 주인이에요. 제가 객이고요.






이전 14화 군대와 청와대를 거쳐 학교 보안관까지, 배두봉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