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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변인팬클럽 Dec 23. 2021

인터뷰를 시작하며

 From. 팬1

“올해는 단풍이 들기도 전에 한파가 오네, 이런 게 인생인가.”

 시간은 흐릅니다. 시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의 앞에 공평하게, 시간은 흐릅니다. 지나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가 켜켜이 쌓일수록, 가장 젊고 아름다운 순간이 오늘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을수록, 어쩌면 흘러가고 있는 이 시간을 좀 더 매어두어야 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 64년 만의 10월 한파주의보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낮 기온이 30도여서 반팔을 입었는데, 갑자기 패딩을 꺼내 입으라고?’라며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11월도 훌쩍 지나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우리는 낙엽의 바스락 소리와 미묘하게 달라진 밤낮의 길이로 계절의 변화를 체감합니다. 11월이 되면 코끝에 느껴지는 공기의 냄새가 미묘하게 달라지지요. 흔히 말하는 ‘겨울 냄새’를 느끼며, 올해도 주변인팬클럽은 저물어 가는 가을의 한 가운데서 우리가 만났던 멋진 주변인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다듬어 여러분 앞에 선보입니다.


 이번 시즌은 저희의 두 번째 인터뷰 모음집입니다. 작년은 ‘주변인팬클럽’에게 새로운 도전의 해였습니다. 우리가 무리를 결성하고 ‘모두에게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라는 주제로 인터뷰 묶음을 세상에 내보이며 우리 주변의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처음이었기에 모든 것이 서툴고 미숙했지만, 도전은 즐거웠습니다. 올해 주변인팬클럽의 두 번째 도전은 어땠을까요? 더 능숙하게 해냈을까요? 예상과는 다르게, 올해는 주변인을 만나기 더 어려운 형국이 되었습니다. 강화된 거리두기 정책에 오프라인 정기모임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어렵게 진행했던 인터뷰였기에, 하나하나의 인터뷰가 모두 소중하고 애착이 갔습니다.


 <주변인팬클럽 아홉 장의 팬레터>는 주변인팬클럽이 우리의 주변인에게 보내는 팬레터이자 헌사입니다. 누구나 늘 마음에 품고 사는, ‘과연 이 길이 맞는 길일까?’ 하는 질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보고자 두 갈래로 주변인을 인터뷰했습니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낸 사람들과 여러 번의 도전을 겪으며 변화를 이뤄낸 사람들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 요가 강사가 된 경옥 님, 덕업일치의 개발자 동현 님, 내일의 파일럿을 꿈꾸는 슬기 님, 엄마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수지 님, 공정무역의 선두 주자 주환 님, 나무를 만지며 인생을 빚어나가는 일웅 님, 과감한 결단력의 연출가 진웅 님, 판화에 의한 판화를 위한 예술가 가슬 님,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회초년생 민주 님이 모두 본인의 소중한 이야기를 내어주었습니다. 


한 땀 한 땀 꾹꾹 눌러 쓴 정성스러운 편지가 상대에게 도착하듯, 우리의 정성 어린 인터뷰집도 여러분에게 가닿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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